北, 주민들에게 ‘파철’ 걷어 방사포 만들었다

북한이 지난달부터 주민들에게 강압적으로 수거했던 파철(破鐵)이 결국 철갑자행방사포(鐵甲自行放射砲)로 만들어져 군부대에 증정됐다.









▲ 노동신문이 공개한 북한의 철갑자행방사포의 모습. 노동신문은 학생들과 여맹원들이 모은
 파철로 소년호, 여맹호를 제작했다고 22일 보도했다.<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 22일 “영웅적 조선인민군창건 80돐을 맞으며 전국의 학생청소년들과 여맹원들이 마련한 ‘소년호’,’여맹호’ 방사포 증정식이 함흥광장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증정식이 끝난 다음 함흥시의 학생청소년들과 녀맹원들, 근로자들의 열렬한 환송을 받으며 방사포들이 인민군부대들로 떠나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문은 이 방사포가 어느 부대에 배치될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신문은 또 “좋은일하기운동을 적극 벌리고 소년호, 여맹호 이름으로 빛나는 전투기술지개들을 인민군대에 더 많이 보내줄 것”이라고 전했다.


좋은일하기운동은 인민학교, 중학교에서 진행되는 파철모으기, 나무심기, 거리와 마을꾸미기 등을 통칭하지만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에는 파철모으기 사업이 집중 부각됐다. 전업주부들을 주축으로 하는 여성 조직 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에서도 파철모으기 운동을 진행했다.


이날 북한군에 전달된 방사포에는 소년단과 여맹의 이름을 따 ‘소년호’, ‘여맹호’라는 별칭이 붙었다. ‘증정’ 행사가 함흥에서 진행되는 것은 함경남도가 북한 각 도(道) 중에서 파철 수거량이 최고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문은 “원군(군대에 대한 지원활동)은 최대의 애국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여맹원들은 원군미풍을 계속 높이 발양해 나가며 자식들을 총폭탄 용사로 훌륭히 키워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데일리NK는 지난달 20일 “김일성 생일(4.15)까지 주민들에게 1인당 파철 10kg씩 바치라는 특명이 내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3월 20일 기사, “여맹號 땅크를 또 만드나?”…北주민 ‘부글부글’>


당시 내부 소식통은 “파철 과제량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은 돈을 바쳐야 한다”며 “1인당 최대 2000원씩 내야 한다”고 말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보면 8000원이라는 돈을 내야하는 하는 상황이다. 2009년 화폐개혁 이후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은 2000~8000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한편, 북한이 지상군의 주력 화기 중 하나인 방사포마저 파철로 제작할 만큼 제2경제(군수경제)가 취약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장거리 미사일이나 핵무기 등 외부 위협용 대량살상 무기에 자원을 집중하다보니, 재래식 무기 증강은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구색맞추기’ 식으로 떼우는 처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신문에 공개된 ‘소년호’ ‘여맹호’의 재원에 대한 주의 깊은 분석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된 북한의 방사포들은 차량에 탑재되거나 견인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소년호’ ‘여맹호’는 장갑전차 몸체에 방사포가 조립되어 있어 고속기동 중에 발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북한 포병이 선제공격을 감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군의 ‘도발 원점 타격’에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북한이 고속기동 중 발사 가능한 방사포를 공개했다는 점을 ‘정치 선전용 행사’로만 볼 수는 없다는 시사점을 남긴다. 


북한은 지난 2005년에도 여맹 창립절(11월 18일)을 맞아 여맹원들이 모은 파철로 만들어졌다는 ‘여맹호’ 탱크를 내부에서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함경북도 청진시내 광장에서 여맹원들과 학생들을 동원해 파철로 만들어진 탱크 20대를 북한군에 증정하는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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