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에게 마음 속 부채 갚고 싶다”

참 오랜만의 일이다. 북한인권운동 진영에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신임소장 김웅기 변호사. 김 소장은 북한인민들에 대한 ‘부채(負債)의식’부터 꺼내들었다.

“대학시절부터 우리 사회현안이나 북한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그러지 못했습니다. 마음 속 빚을 갚자는 생각으로 결심했습니다”

김 소장은 지난 2003년 지인들의 소개로 재외 탈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평범한 주민들이 ‘탈북’을 결심할 수 밖에 없는 북한의 현실, 해외를 떠도는 탈북자들의 험난한 삶, 천신만고 끝에 국내에 입국했지만 여전히 고되기만 한 탈북자들의 여정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김 소장은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과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회 위원을 맡으며 지난 2008년부터는 북한인권정보센터의 법률자문이사로 보이지 않게 활동해왔다. 하지만 ‘조력자’ 역할만으로 그의 ‘부채의식’을 털어내기에는 충분치 않았나 보다.

그는 늦깍이 ‘현장활동가’를 결심하게 된다. 학계에서 북한인권운동의 핵심 아이콘 중 한 사람이었던 윤여상 전 소장으로부터 북한인권정보센터의 방향키를 물려받은 것. 윤 전 소장은 조만간 안식년 차원에서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옆집 아저씨 같이 푸근하던 김 소장에게 국가인권위원회 이야기를 건네자 그의 어조가 일순간 팽팽해진다.

“인권문제는 정권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인권문제에 관한 조사와 기록은 정치적 논리보다는 법리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를 바탕에 둬야죠. 정권이 바뀌었다고 북한인권에 대한 태도가 바뀌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김 소장은 남북관계 및 정치이념적 환경을 고려해 볼때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민간주도로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존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기관 내에 기록보존소를 둘 경우 북한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남한 정권교체에 따라 ‘지속성 보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10년만의 정권교체 이후에도 여전히 음지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인권운동 진영에서는 김 소장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김 소장은 법률 전문가답게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전문성 보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