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도 올림픽축구 한일전 관심 뜨겁다

11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는 런던올림픽 축구 동메달을 놓고 한일 양국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 결승 진출은 아쉽게 좌절됐지만 한일전 승리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높은 가운데 북한에서도 이번 경기에 높은 관심을 갖고 ‘생방 사수'(생방송 시청) 의지를 보이는 주민들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내부소식통은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올림픽 개막부터 하루하루 경기소식을 전해주고 있지만 이미 경기가 끝난 다음에 모아서 내보내고 있고, 생동감도 떨어져 관심이 덜하다”면서 “(생활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채색(컬러)TV를 통해 중국 방송으로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올림픽 시청자들은 당국의 전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시간에는 가정용 발전기와 변압기를 가동해 전력문제를 자체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틀 전에 한국과 브라질 경기를 새벽에 보고 직장에 나갔더니 아침부터 한국 경기 결과에 대한 소식이 다 퍼져 있었다”면서 “전기가 보장되거나 자체 발전기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이 경기를 봤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중국과 인접한 북중 국경도시에는 1990년대 후반 북중교역이 활성화 되면서 중국TV 시청 인구가 급속히 증가했다. 평북 신의주, 양강도 혜산, 함경북도 무산 지역 주민 상당수는 이번 올림픽 기간에 중국 국영방송인 CCTV-5 스포츠 채널과 지역민방(단둥, 창바이) 뉴스 등을 통해 개막식부터 주요 경기를 시청해왔다.


소식통은 “이제 신의주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내일(11일) 새벽 한일전이다. 친구들끼리 모이면 다들 ‘한국이 이기길 바란다’고 말을 하지만, 일본이 한국보다 세기 때문에 정신력이 중요하다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나는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중국 말로 해설이 나오니까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데, 중간 공격수(미드필더)들이 잘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자유북한방송도 북중 국경지대 도시에서 한일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소식을 전했다. 방송은 “북한 사람들은 비록 브라질 전에서 진 것에 대해 아쉬워 하지만 남은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꼭 이긴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경기를 몰래 본 보안원들도 ‘이번에는 꼭 이길거야’, ‘그날 경기는 무슨일이 있어도 봐야 되겠다’고 말해 올림픽 경기가 결국 불법자와 통제하는 사람 사이를 한마음으로 만든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올림픽 경기는 일반 주민들보다 간부들 관심이 훨씬 높다”면서 “순찰을 나갈 때도 발전시설을 두고 올림픽을 볼 수 있는 집을 방문해 같이 시청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올림픽을 보기 위해 장마당에서 발전기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백성들은 전기가 없기 때문에 새벽에 TV를 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간부들이 오히려 이런 것은 챙겨서 본다”면서 “한일전이 끝나면 이 경기 소식을 가지고 아는 척을 하고 생색을 낼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