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좌파 공세 호응해 올림픽 ‘평화공세’ 펼까?

북한의 체육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13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 참석차 일본을 방문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에 “그렇게 되길 바란다”면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장 위원의 이번 발언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뒤 국내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남북 공동개최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북한의 첫 반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더욱이 그는 “남북 간 정치적, 군사적 상황이 안 좋은데 그것을 개선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올림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 형태라고는 하지만 북한 체육계 핵심 인사의 발언이란 점에서 개인 차원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준비된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한 북한의 대남공세가 이어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이같은 주장은 민주당을 비롯해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진보진영의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평화·화해를 상징하는 올림픽 특수를 노린 ‘평화공세’로 해석된다. 이미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지 직후부터 이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나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 성공을 위해 5·24 대북조치를 중단하고 금강산관광을 재개해야 한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대북 식량지원 등 남북 화해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꼬인 남북관계를 풀고 세계에 화답해야 한다” (천정배 최고위원), “우리의 자랑인 금강산관광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다면 남북 공동 올림픽으로 확대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정동영 최고위원)


“남북이 공동선수단을 구성하고, 공동응원에 나서 평화와 통일을 노래한다면 2018년 동계올림픽은 인류사에 길이 남을 평화의 제전이 될 것” (민주노동당 논평) “활강 경기장을 북한 금강산에 지을 수 있는지, 부지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시간이 많이 있으니 시간을 갖고 생각해볼 것이다” (최문순 강원지사)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번 장 위원의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 압박용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올림픽을) 평화 이슈와 접목시키면서 남북관계에도 평화가 정착되어야 접경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는 압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향후에도 이런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실상은) 수세적 입장에 놓여 있다”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남한과의 관계를 안정화시켜 김정은 후계체제를 안착화시키는데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까지는 아직 7년이나 남아 있지만, 북한과 국내 좌파 세력들은 올림픽 공동개최, 공동선수단 구성 등 남북관계에 관한 이슈를 끊임없이 발굴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에는 남한에서 총선과 대선이 치뤄지는 만큼 정치적 공세와 연계할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북한은 올림픽의 정신의 상징인 ‘평화’에 기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 체제로 바꿔 나가려 할 것”이라며 “국내 정치권에서도 총선과 대선에서 이 문제가 이슈화 돼 무분별한 공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장 위원의 발언에 대해 아직까지 큰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통일부는 13일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안에 대해 “정부가 고려하거나 검토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그렇게(공동개최) 되려면 방북 인원의 안전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도 위의 입장을 밝힌 뒤 “지금은 공동 개최니 분산 개최니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그 점을 좀 분명히 해달라”고 말하는 등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발언 의도에 대해서는 “남북간의 좋지 않은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데 중점을 둔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등 야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동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주장은 현실성 없는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국가가 아닌 도시에 개최권을 주고 있다. 대한체육회 박용성 회장은 “올림픽 개최는 나라가 하는 것이 아니고 강원도와 평창이 하는 것”이라며 “어렵게 따온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북한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경기장, 선수 숙박시설, 취재지원, 교통 문제 등이 준비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이고, 개선될 조짐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공동 개최는 현실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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