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종북세력 구하기’와 ‘대선개입’의 逆효과

최근 남한 사회서 ‘종북’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직접적으로 이 문제에 끼어들었다. 지난 11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은 공개질문장을 통해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대권 후보자들의 방북 당시 행적을 공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한 15일에는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패당은 종북을 논하기 전에 동족관, 북남관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종북을 운운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그동안 북한은 남한의 선거나 정치문제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왔는데, 이번 종북 문제의 경우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종북논쟁은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 이후 종북세력의 실체가 드러나면서부터 불거졌다. 이들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은 진보의 가치를 존중한 것이지 결코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는 종북세력을 지지한 것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민의의 전당으로 대변되는 국회에 부정경선이라는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하고 입성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북한이 이들 세력을 옹호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세를 조성해 보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개입에는 ‘종북세력 구하기’와 ‘남한 대선 개입’이라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입장에선 종북세력이 국회의원이라는 제도권에 진출해 실질적인 법 제정이나 정책발의를 통해 남조선 혁명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최상의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오는 12월 대선서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는 소위 진보진영의 집권이 북한으로선 한반도 정세에 유리한 정국을 조성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내 여론을 감안할 때 북한의 이 같은 종북논쟁 및 선거 개입은 남북관계는 물론 북한의 입장에서도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음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남한 선거에 대한 개입은 이미 수차례 있어왔다. 지난 2012년 4월 19대 총선 당시 남조선 집권세력은 준엄한 심판대상이라며 정부 여당을 비판했고, 2011년 10.26 재보선 때는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집중 비난하기도 했다.


이 같이 매 선거 때마다 북한독재에 비판적인 정당은 비난하고, 그런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정당에 대해선 옹호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선거개입은 북한 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역효과만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전 시기 남북한이 상호 정권강화 수단으로 이용했던 북풍과 남풍은 이제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의 역량을 갖춘 남한 국민들에겐 더 이상 통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종북 논쟁의 마침표는 역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부정경선 문제에 대한 준엄한 국민의 심판으로 마무리 되어야 한다. 북한이 종북세력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이념논쟁으로 우리 사회의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남북관계를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우리사회의 절대적 가치인 민주주의와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분명 이념과 사상, 양심의 자유가 보장됨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민주주의 가치와 절차를 무시하는 중범죄에 대해서는 권리보다 처벌이 우선시 되어야 마땅하다. 철지난 색깔론으로 정치적 탄압을 한다고 항변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이미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주장이 국민들에게 전혀 수용되지 않는다.


색깔론은 사실이 아닌 것을 거짓말로 꾸며 낙인 찍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명 종북이라는 실체가 있다. 북한이 그러한 종북세력에 대해 편들기를 하고, 우리 사회를 다시 이념으로 편가르기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동족 앞에 큰 과오를 범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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