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평통이 바르고 고운말 쓰는 날 오면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청소년들 때문에 부모님들이 걱정이 많다. 실제 버스에서 청소년들의 전화 통화나 대화를 우연히 듣다 보면 욕설이 절반일 때가 많다. 특히 얼굴이 곱상하게 생긴 여학생이 핸드폰에 대고 ‘XX 졸라 열 받네’라고 말하는 걸 듣는 순간 깜짝 놀라기도 한다. 한때는 인터넷에서 청소년들이 욕 배틀 대회를 열기도 했다니 욕이 하나의 놀이 문화가 돼버린 느낌도 든다. 이러한 욕설이 청소년들의 인성에까지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걱정일 것이다.


이런 걱정과 달리 욕을 장려하는 곳도 있다. 북한이다. 북한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평양 10만 군중대회를 열었는데 그 대회의 제목이 ‘이명박 패당을 죽탕쳐버리기 위한 평양시 군민(軍民)대회’였다. 이 대회에선 우리 대통령을 쥐XX라고 칭하면서 전국적인 쥐잡이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어제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청와대 안방을 다시 차지한 독기 어린 치마바람”이라고 비난했다. 욕 중에도 저질스럽게 여성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조롱이다.


세계적으로 험악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북한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곳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다. 줄여서 조평통으로 흔히 부르는데 북한 노동당의 외곽조직이다. 대남협상에 나서는 인물 중 상당수가 조평통 출신이다. 1961년 대남 통일전선사업을 위해 만들었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각종 남북협력이나 6·15기념사업을 주관했다. 최근에는 대남 비난성명 발표가 주업이다. 여기서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중국 선양에서 사무소를 두고 남측 정보를 취합해 적시적소에 필요한 대남비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남북불가침협정 파기와 판문점 직통전화 단절을 선언한 곳도 조평통이다. 11일 조평통은 대변인 성명에서 “전면대결전에 진입한 상태에 있는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제와 괴뢰역적패당이 감히 우리의 신성한 땅과 바다, 하늘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날린다면 그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침략의 아성들과 본거지들을 무자비한 불벼락으로 벌초해 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벌초 대상으로 북한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언급한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지난해 4월에는 천영우 전 수석이 북한을 신정 체제라고 비난하자 “우리의 존엄을 건드리는 자에게는 이명박 쥐XX와 똑같이 우리 선군 총대의 표적이 돼 가장 비참한 운명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것을 통감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2010년 5월에는 북한 당국을 대신해 ‘전쟁 국면’을 일방적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이런 비난과 함께 국면 전환이 필요할 때는 남북 당국자 대화를 촉구하는 역할도 한다.


북한 노동신문은 2009년 “조평통은 남북관계 문제에서 북한을 ‘공식 대변하는 기관’이라며 여기서 내보낸 성명이나 입장은 북한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법적 성격의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을 공식 대변하는 기관의 말버릇이 이 모양이니 북한 사회가 정상적일 수가 없다. 또한 북한 선전기관 종사자들의 인성이나 대인관계, 공격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정상화된다는 것은 바로 조평통이 바르고 고운 말을 쓰게 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