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선반도 비핵화’는 주한미군 철수 주장”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 2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만의 일방적인 핵폐기는 100년이 가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선반도 비핵화’에 대한 세 가지를 원칙을 제시했다.

당시 대변인은 ▲‘조선반도 비핵화’는 남한과 주변지역에서의 대북 핵위협 청산과 남한의 핵폐기 없이는 북한의 핵폐기도 불가능하고, ▲남한 전역에 대한 핵검증도 실시되어야 하며, ▲핵무기를 보유한 당사자들 간의 핵군축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연구원 홈페이지에 게재한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분석글을 통해 북한의 핵전략과 의도, 한·미의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전 연구위원은 우선 새해 공동사설의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이란 문구 등장과 최근 중국의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을 만난 김정일이 “6자회담의 진전을 희만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북한이 핵폐기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관측에 대해 반론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일관되게 견지되어온 북한판 핵전략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는 오판”이라며 “희망적으로 들리는 북한의 발언들은 일관된 핵전략의 틀 속에서 나오는 의도된 발언들”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전 연구위원은 1992년 2월 남북고위급회담 남측대표단을 접견한 김일성이 핵문제에 대해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의사도 능력도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던 것을 상기시키며 “앞에선 우릴 안심시키며 뒤에선 비밀리에 핵개발을 진행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연구위원은 북한이 말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는 1990년대 초 남북기본합의서 협상 때 제기했던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라고 소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미 군사동맹 자체가 불가능해지게 된다”며 “미군의 한반도 출입은 물론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군사훈련까지 금지되기 때문”이라고 전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당시 북한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항공기·함선의 한반도 통과·착륙·방문 금지, 핵우산 보장조약 체결 금지, 핵무기 동원 군사훈련 금지 등을 요구했다. 실제 미군의 전술핵이 철수된 지금도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핵전쟁 연습훈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전 연구위원은 “북한의 주장은 ‘비핵화’라는 모자를 쓰긴 했지만 그 내용은 ‘비핵지대화’였다”며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한미군 철수와 북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전 연구위원의 주장에 따르면 결국 북한은 1980년 재래식 전력 감축을 매개로 주한미군 철수와 핵 철수를 주장했고→핵무기 보유 후 핵군축 협상을 시도하면서→종국에는 핵을 매개로 통일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 연구위원은 “북한 정권에게 있어서 비핵화는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면서 “북한의 계속된 ‘조선반도 비핵화’ 주장은 6자회담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북한이 이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한·미 양국은 6자회담에서 퇴장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6자회담을 살리기 위해서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을 약화시키고 군사대비훈련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과 ‘조선반도 비핵화’주장의 부당성에 대해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한의 완전한 비핵화 사실을 한·미가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중·러·일의 동의를 받아내야 한다”며 “더불어 미국정부도 남한이 비핵국가라는 점을 보장하고 핵무장 가능성에 대한 일말의 의혹도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전 연구위원은 “‘조선반도 비핵화’ 주장을 분쇄하지 않은 채 6자회담을 진행시키는 것은 북한이 파놓은 수렁에 빠지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김태우 국방연구원 부원장도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주장은 전형적인 ‘김 빼기’ 전략이면서 한반도 주변의 ‘비핵지대화’를 겨냥한 것”이라며 “미국의 핵무기에 대한 한반도 접근을 금지하고 핵우산을 제거해 궁극적으로 한·미동맹의 무력화를 노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원장은 “현실적으로 북한이 노리는 ‘비핵지대화’는 미국의 세계전략과 상반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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