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문단파견 의사전달 경로 ‘눈길’

북한이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 파견 방침을 정부를 통하지 않고 곧바로 김 전대통령측에 통지함에 따라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측은 이날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명의로 ‘김대중 평화센터’ 소속 임동원 전통일부 장관과 민주당 박지원 의원 앞으로 조문단 파견을 통보했다고 김 전 대통령측이 전했다.

통일부라는 공식창구와 사전협의 절차가 무시된 채 북한과 김 전 대통령측간에 ‘직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통령측의 대변인 격인 박지원 의원이 먼저 언론브리핑을 통해 조문단 파견 사실을 발표하고 청와대와 통일부, 행정안전부는 김 전대통령측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사후협의를 진행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물론 북측이 순수한 의미에서 상주 측에 직접 조문의사를 타진한 것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정부의 반응은 한마디로 ‘의외’라는 것이다.

북한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8.15 현충원 참배를 위해 대표단을 파견할 당시만 해도 통일부 등과 상세한 사전협의 절차를 거쳤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전형적인 ‘통민봉관’ 전술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 차원의 승인과 검토가 필요한 주요 대북사업을 기업인인 현대 현정은 회장과 합의한데 이어 이번에는 조문단 파견을 김 전 대통령측에 곧장 통보하는 파격을 보임으로써 남측 당국과의 대화를 아예 차단하고 민간만을 상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이런 전략은 결국 현 조문정국을 이용해 남측 사회를 교묘히 분열시키려는 고도의 노림수가 내포돼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현 정부를 고의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고 대남포용기조를 펴왔던 김 전 대통령측과는 길을 트는 모양새를 만듦으로써 대북문제를 둘러싼 ‘남남갈등’을 교묘히 조장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한 소식통은 “조문단 파견과정에서 현 정부를 의도적으로 ‘왕따’시키려는 술수”라며 “북한은 이를 통해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남측 내부에서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앞으로도 조문정국과 이후 전개될 대북사업 협의과정에서도 이같은 ‘통민봉관’ 전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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