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시작에 맞춰 사실상 내부 전시상태에 돌입한 가운데 이와 관련 ‘중대발표’가 곧 나올 예정으로 보인다고 내부소식통이 11일 알려왔다. 소식통은 최근 전투동원태세를 갖출 것을 연일 강조한 북한 당국이 ‘준전시상태’를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선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 가진 통화에서 “11일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현 전투동원태세보다 한 단계 격상시킨다는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격상된 훈련이 실시되는 기간은 일주일이고, 갱도훈련뿐 아니라 적아 간 쌍방훈련도 실시된다”고 전했다.
‘쌍방훈련’은 가상의 적군을 상정하고 이들에 대한 체포나 주둔지 탈환 등 특수작전을 실제 상황과 같이 전개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에는 대체로 폭풍군단 공수부대나 저격 부대원들이 적군으로 가상 침투해 이뤄진다.
이어 “구역별 기관, 기업소의 극비문건을 갱도에 보관하고 방송 통신 장비들도 갱도로 소개(疏開)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 간부들은 ‘그 동안은 앞으로 어떻게 하라는 예비지시였지만 오늘(11일)과 내일 사이에는 실제 중대발표가 예견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사실상 최고사령관 명령의 준전시 상태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전투예비 물자를 모두 꺼내 주민들에게 공급할 데 대한 지시도 내려와 2호(전쟁 예비물자)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쌀 등 전시물자 등이 모든 배급소들에 공급되고 있다”면서 “지역 인구수에 해당, 지방별로 1달에서 많게는 3개월분의 식량을 보급하라는 지시가 내려올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의 핵심적인 전시물자인 군량미는 북한 전역 산골에 있는 갱도 안에 정미되지 않은 낱알로 보관된다. 대체로 일반 주민들이 전시 상황에서 3년을 먹을 수 있는 양이 보관돼 있으며, 통상 2년에 한 번씩 햅쌀로 교체한다.
소식통은 “현재 북한 내부 긴장 조성으로 북한 주민들이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전쟁이 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내부 불안 고조로 인해 장마당에서의 쌀과 먹거리를 제외한 모든 상품들이 판매되지 않아 장마당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당시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전군, 전민에 전투대비태세를 취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1968년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당시에도 준전시상태를 선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