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만간 부분 양보안으로 남측 수용 압박할 듯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마지막 회담 제의에 대해 31일 오전 판문점 연락관 통신에서도 답변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최후통첩 형식의 회담 제의에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무반응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작다. 우리 정부가 중대 결심을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일부 재발방지 양보안을 들고 나와 남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29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실무회담을 제의하는 통일부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전달한 이래 사흘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남북 판문점 연락관이 이날 오전 9시 업무개시 통화를 했으나 우리 측의 개성공단 회담 제의에 대한 북측의 답변은 없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전통문에서 회담 날짜와 장소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북측에 조속한 회신을 요구한 바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나 매체들도 우리 정부의 회담 제안 이후 개성공단에 대한 어떠한 입장이나 비난을 하지 않고 있어 북한이 우리 정부의 회담 제안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매일 오전 9시, 오후 4시 각각 개시 및 마감 통신을 하고 필요시 수시로 통신하고 있어 언제라도 북한의 응답이 올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의 예측은 엇갈리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정치적 짐을 스스로 떠안을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를 들어 조만간 답변을 할 것이라고 보는 입장도 있지만, 지난 25일 ‘회담 결렬’이라면서 일방적으로 회담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점을 들어 상당기간 무시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도 있다.


가장 현실적인 북한의 향후 행보는 북한이 6차 실무회담 오전에 밝힌 재발방지 내용에서 조금 진전된 안을 내놓으면서 남측에게도 일부 양보를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재발방지 관련 조항에서 일관되게 “북측은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공단의 정상적 가동을 저해하는 통행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과 같은 일방적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보장한다”고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북측은 25일 6차 회담 오전에 합의서 초안을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며 그에 저해되는 일을 일체 하지 않기로 하였다’라는 문구를 제시했다. 여기서 남측의 한미연합훈련 등을 핑계 삼을 수 있는 ‘저해되는 일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라는 조건을 삭제하는 대신 남측이 요구하는 ‘북한’ 단독 약속이 아닌 남북 공동 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측이 대답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황이 유리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협상장에는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공단 폐쇄나 단독 운영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중국이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남측에도 합의를 종용하고 있는 정황이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이를 계속 외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재가동에 미련이 아직 남아 있는 북한이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면서 “폐쇄 카드로 압박했지만 한국 정부가 흔들리지 않았고 북한은 현재 남측이 원하는 재발방지 등도 내놓을 수 없어 장고(長考)에 들어간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 선임연구관은 이어 “북한 당국이 당분간 한국 여론과 반응들을 주시하면서 전략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면서 “개성공단 완전 폐쇄보다는 ‘남북 관계 제반 사항에 대한 고위급 회담을 하자’는 식으로 역제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8일 성명을 통해 북한에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마지막 회담 제의 방침을 밝히면서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한 북한의 명확한 약속이 없을 경우 ‘중대결단’을 내릴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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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