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달청 직원 왜 추방했나

북한이 10일 오후 5시께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공사 현장의 조달청 소속 감독관 1명을 추방한데 대해 정부 당국은 남측 당국자의 방북을 금지하겠다는 북측 입장 표명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일단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이 북핵 문제가 진전 기미를 보이는 상황에서 다시 대남 적대적 행동을 취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동안 잠잠했던 北..다시 움직인 배경있나 = 북측은 10일 조달청 감독관을 퇴거시키면서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김태영 합참의장의 북한 핵공격 대책 발언과 관련, 지난 달 29일 군 당국자를 포함한 남측 당국자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차단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달 29일 남측 당국자의 방북 차단 방침을 밝힌 후 북한 내 남한 당국자가 없는지 찾아보다 상주하는 조달청 직원의 존재를 파악하고는 오늘 퇴거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당국은 공사 감독관만 나왔을 뿐 공사 현장 직원들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일단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이 일주일 가까이 남측을 자극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갑자기 조달청 직원을 추방한 데 다른 배경이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개성 경협사무소 남측 당국자 11명 추방(3.27), 동해 단거리 미사일 발사(3.28), 노동신문의 이명박 대통령 실명 비난 논평 게재(4.1) 등에 이어 지난 3일 남측이 김태영 의장의 발언과 관련한 북측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데 대해 “군사적 대응조치”를 언급한 뒤로는 9일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시기의 문제를 빼 놓고 단순히 생각하면 군사.경협.남북대화 등을 건드렸던 북한이 남측을 흔들 또 하나의 아이템으로 이산가족 분야를 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잠잠하던 북한이 다시 행동에 나선 시기가 지난 8일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의 싱가포르 회동으로 북핵 문제가 진전 조짐을 보이고 있는 때라는 점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핵 진전에 따른 대외환경의 긍정적 변화를 활용, 남측과는 계속 거리를 둘 것임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아직 공사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현재 남측 정부가 중시하는 인도적 대북 사업인 이산가족 관련 사안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상황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 및 면회소 공사를 중단할 수도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가 실린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일단 의연한 대응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추가 행동에 나설지 여부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는 =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소재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는 남북이 2002년 9월 열린 제4차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짓기로 합의한 건물이다.

올 7월12일께 완공 예정인 면회소는 지하 1층.지상 12층에 객실 206실을 갖춰 최대 1천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총 사업비는 600억원에 달한다.

공사는 2005년 8월31일 시작됐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핵 위기가 고조된 2006년 7월부터 지난 해 3월까지 공사가 중단되는 곡절을 겪었다.

남측이 2006년 7월 북한의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쌀과 비료 지원을 유보하자 북한은 이에 대한 반발로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함께 면회소 건설을 중단했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공사 현장에는 2주 마다 한번씩 교대하는 조달청 소속 감독관 1명과 시공사 직원 18명, 근로자 174명 등 총 193명의 남측 인원이 근무해왔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