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건 마련되면 6자회담 참가”

북한 외무성은 2일 비망록을 통해 “미국이 믿을 만한 성의를 보이고 행동해 6자회담이 개최될 수 있는 조건과 명분을 마련한다면 우리는 어느 때든 회담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망록은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방한과 때를 같이해 발표됐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외무성은 “2기 부시 행정부는 1기 때와 같이 우리와 공존하지 않으며 우리 인민이 선택한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것을 정책으로 정립함으로써 우리가 6자회담에 참가할 명분을 말끔히 없애버렸다”며 “미국은 하루 빨리 6자회담의 기초를 복구해 회담개최의 조건과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망록은 2기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적대정책을 거론, “우리는 6자회담이건 조(북)ㆍ미 쌍무회담이건 미국과 마주앉을 그 어떤 명분도 없다”며 “조ㆍ미 핵문제는 부시 행정부의 극단적인 적대시 정책의 산물로서 그 해결의 기본열쇠는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조ㆍ미 평화공존정책으로 바꾸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핵무기 보유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미국과 교전관계, 기술적으로는 전쟁상태에 놓여 있다”며 “핵무기를 휘두르며 우리를 선제타격하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기도에 맞서 정당방위를 위해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었고 또 만드는 것은 너무나도 응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사일 발사유예 조치의 철회를 밝혀 주목된다.

비망록은 “우리는 이전 미 행정부 시기인 1999년 9월 ‘대화가 진행되는 기간 미사일 발사 임시중단 조치’를 발표했으나 2001년 부시 행정부가 집권하면서 조ㆍ미 사이의 대화는 전면 차단됐다”며 “따라서 우리는 미사일 발사보류에서도 현재 그 어떤 구속력도 받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1년 5월 방북한 EU의장국인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에게 2003년까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발표한 ‘평양선언’에서 2003년과 이후까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예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비망록은 이어 “미국이 진정으로 대화를 통한 조ㆍ미 핵문제 해결을 바란다면 일방적으로 파괴한 회담기초를 응당 복구하며 우리의 제도전복을 목표로 하는 적대시 정책을 실천행동으로 포기하고 우리와 공존하는 데로 나와야 한다”며 “우리의 요구는 미국이 정책을 바꾸라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일본의 대북제재 움직임에 대해 “원래 일본은 미국의 철저한 하수인으로서 6자회담에 참가할 자격도 없다”며 “우리는 일본의 기도에 대해서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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