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재론 차단위해 `인공위성’ 주장

“무엇이 날아 올라갈지 두고 보면 알 것”이라던 북한이 24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인공위성 `광명성 2호'” 발사를 예고했다.

국제사회가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보는 이번 발사체에 대해 그동안 예상해온 대로 `인공위성’이라는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북한이 지난 1998년 시험발사 때와 달리 이번에 사전에 예고한 것은 ‘평화적 목적’의 인공위성 발사라는 주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의 대변인 담화가 수년내에 “통신, 자원탐사, 기상예보 등을 위한 실용위성들”을 쏘아올려 운용할 것이라고 북한의 “국가우주개발전망계획”을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선 이번 발사에 대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결의 위반이므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국제여론의 확산을 막고 `국제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게 일치된 관측이다.

북한은 이번 담화를 “우주는 인류공동의 재부이며, 오늘날 우주의 평화적 이용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말로 시작했다.

우리 정부와 미국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더라도 유엔결의 1718호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이 이달 초 자체 개발한 로켓 사피르-2호에 `오미드’ 인공위성을 실어 발사에 성공한 데 대해 미국 등은 “탄도미사일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대이란 ‘제재’론을 본격 제기하지는 않고 있다.

북한으로선 ‘형평성’을 주장할 수 있는 사안이다. 사실 북한이 ‘광명성 2호’ 시험발사 준비를 이란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 직후 공개한 시점도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인공위성 발사 로켓과 장거리 미사일의 기술적 구분이 어렵다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군사적’ 시위와 협상 압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 역시 일치된 견해다.

북한의 ‘광명성 2호’ 발사는 이와 함께 대내용 카드로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8년 7월26일 제10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하고 한달여 뒤인 8월31일 ‘광명성 1호’를 발사했으며 그 나흘 뒤인 9월4일 `광명성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9월5일 제10기 1차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정일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 김일성 주석 사후 본격적인 `김정일 체제’를 개막했다.

이어 `강성대국’론을 펴면서 북한의 국력이 강성했음을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주입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시도를 이어갔다.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고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라고 제시한 가운데 ‘인공위성’ 발사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현재의 경제난을 이겨내면 행복한 미래가 기다린다는 `혁명적 낙관주의’를 심는 데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인 정운을 후계자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후계 원년’을 맞아 정운의 ‘지도력’을 선전하는 소재로도 활용될 수도 있다.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소재로 1968년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때 그가 `대미 결전’의 사령탑에 앉아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번 `인공위성’ 발사는 차기권력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데 더없이 좋은 소재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미사일이나 인공위성의 발사는 대미 압박 효과도 있지만, 북한 내부적으로 선전하고 주민들을 하나로 모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중국의 우주선 `선저우’ 발사 효과처럼, 애국심을 고취하는 소재가 되고 정치적 정통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발사를 사전예고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북한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란과 미사일 기술교류를 해왔고 최근 중거리미사일도 발사시험 없이 실전배치됐다는 점에서 이란에서 시험을 했을 수 있다”며 “이번 발사에 사용할 로켓의 개발이 이란의 인공위성 발사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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