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재=전쟁’ 발언 위기감 속 허장성세?

최근 북한의 대내외 매체 등의 보도를 살펴보면 ‘2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대북제재결의안 이후 북한의 대내·대외 전략이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엔결의에 따른 대북제재가 가시화되면서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외 매체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등에 대해 ‘자위권’ 차원의 정당성을 강변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기 위한 내부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은 “제국주의를 겨냥한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중국·러시아 등의 우방국들의 제재 동참을 견제하고 있다. 또 남한에 대해서는 위협성명과 대화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개성공단을 미끼로 한 ‘현금 뜯어내기’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北 “눈썹하나 까딱할 것 같은가”…‘제재’ 강경돌파=20일 노동신문은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대해서는 “눈썹하나 까딱할 것 같은가”라며 애써 태연함을 보였다. 남한의 제재 동참에 의지에 대해선 ‘보복타격’을 거론하면서 군사적 대결태세를 밝혔다. 북한은 ‘제재는 곧 전쟁’이라는 수식도 강조하고 나섰다.

신문은 ‘조선 사람의 본때’라는 정론을 통해 “우리에 대하여 제재와 봉쇄의 도수를 높여야 한다고 벅적 고아대는 적대 세력들이 어리석고 가소롭다”며 “자립의 토대 위에서 제 땅의 것을 가지고 제 힘으로 살아나가는 인민이 눈썹 하나 까딱할 것 같은가”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제국주의가 이 지구에서 그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때까지 총대를 더욱 굳게 잡고 자위적 국방력을 백배 천배로 강화해 나가야 하겠다는 우리의 결심과 의지는 날이 갈수록 굳어지고 있다”며 제제는 핵무기 등의 군비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해법으로 국제사회가 ‘제재’를 선택한 것은 옳은 해법이 아니라는 점도 주장한다. ‘제재’는 곧 ‘군사력 강화’로 이어져 사태만 악화시킬 뿐이라는 강변이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개발이 ‘양보’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신문은 “총에는 대포를 들이대고 대포에는 미사일을 들이대며 제재에는 보복으로, 핵무기에는 핵무기로 대답하는 것이 우리의 본때”라며 “우리가 적당한 담보나 보잘것없는 양보 따위나 받아내자고 무적의 국방력을 다져온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체들은 국제사회의 압박에 따른 체제이완을 경계했다. 체제결속만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문은 “일심단결이 든든하기에 우리는 영원히 승리만을 떨칠 것이고 이 땅에서는 앞으로도 세상을 놀래 우는 기적이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방송도 “우리는 지금까지 제재 속에서 발전해왔으며 제재를 하면 할수록 우리 인민들의 의지력과 힘은 더 크게 폭발돼 우리의 전진속도를 백배, 천배로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나오는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위기상황에 몰릴 때 더 극단적인 언급을 서슴치 않는 반복되고 상투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권’과 대결 강조…남남갈등 유발=대남 대결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보복타격’의 대상이 ‘이명박 패당’이라고 한정하면서 동시에 ‘우리민족끼리’를 강조, 남남갈등을 유발시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은 19일 이명박 정부가 “정세를 계속 전쟁접경으로 몰아가면서 군사적 도발에 매달린다면 가차 없이 무제한한 보복타격으로 단호히 징벌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노동신문도 20일 ‘파국을 몰아오는 제재 북장단’이라는 개인필명의 논평에서 “제재이행은 곧 전쟁”이라며 “이명박 패당이 반공화국 ‘제재결의’이행의 간판 밑에 우리 자주권을 침해하려고 시도할 경우 무자비한 정의의 보복타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지난 19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북측이 남측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에 전면참가하고 대북 제재에 가담한데 대해 ‘전면대결, 핵전쟁’을 거론하며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남측이 외세의 제재소동에 함께 춤을 추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자위권을 부정하고 6·15공동선언에 제시된 우리민족끼리 이념을 거역하는 매우 온당치 못한 행위”라며 남남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해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했다.

북한의 주간지 통일신보 최근호(6.20)가 한·미 정상회담을 비난하면서 “동족을 압살하기 위해 미국 주도하의 범죄적인 ‘국제공조’ 놀음에 서슴없이 뛰어드는 ‘반역정권’을 겨레는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의 ‘위기 돌파구’는 결국 중국과 남한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남한 내 ‘반정부 투쟁’이 활발해질수록 ‘위기 탈출’이 용이하다고 보는 북한은 더욱 남한 내 갈등 고조에 집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기에 허장성세(虛張聲勢)를 늘어놓는 북한의 특징을 볼 때 이러한 반응은 실제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해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엔이 최근 무기금수·화물검색·금융제재로 요약되는 유엔 안보리 1874호 채택하고, 미국은 19일 대량살상무기(WMD) 선적 의혹 석박을 추적에 나서고 위조지폐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북한의 불법금융거래 차단 등에 나서면서 북한 당국도 위기감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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