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외 ‘10자 외교장관 회담’ 돌입

북한이 끝내 ‘6자회담 거부’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북한을 제외한 ‘장관급 10자회동’이 28일 오후 3시10분께(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렸다.

10자회동 의장격인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은 언제든 6자회담에 나갈 수 있다”면서 “북한이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은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과 마지막 설득작업을 벌이느라 30여분 가량 늦게 회의장에 합류했다. 그러나 이른바 혈맹관계였던 중국의 마지막 제안마저 북한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북중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일 미사일 발사와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 이후 공개된 다자 외교무대에서 북한이 다시 한번 ‘금융제재 해제’를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제시하며 ‘벼랑끝 전술’을 지속했고 이에 대해 미국이 추가적인 대북 제재를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미사일 사태는 10자회동을 계기로 중대고비를 맞게됐다.

북한 백 외무상은 앞서 이날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KLCC)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리트리트(편하게 토론하는 회의)에 참석, “제재 모자를 쓰고는 6자회담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백 외무상은 또 “미사일 발사는 자위를 위한 통상적 군사훈련”이라며 “ARF는 컨센서스로 합의되기로 돼있는데 우리의 주권적, 합법적 조치에 대해 부당한 성명을 강압적으로 통과하려 할 경우 이를 전면 배격하며 (ARF에) 계속 남아있을 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도 전면 배격한다”고 강조했다.

백 외무상은 이날 오후에 개최된 ARF 전체회의에서도 이런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리트리트 회의 발언에 나선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북한 미사일은) 미국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위협”이라며 “북한은 조건없이, 유보없이 (6자회담에)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유엔 안보리 결의에는 ‘엄중한 의무(serious obligation)’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ARF는 전체회의를 통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앞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 미사일 사태와 관련, “도발을 한 북에 대해 안보리 결의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동시에 대화의 틀을 유지하고 6자회담 복원을 위한 유연성이 가미된 외교적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 ‘두갈래 접근’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반 장관은 또 이날 오후 ARF 종결발언에서도 한국정부의 조치와 관련,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는 공통의 우려를 전달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1695호의 성실 이행을 약속하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안된 점에 유감을 표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더이상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9.19 성명’의 이행을 위해 양자는 물론 다자적 외교노력을 경주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라이스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은 10자 장관급 회동이 끝난 뒤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회의에 대한 견해와 성과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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