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외 이집트 ‘북핵 5자회동’ 무산될듯

미국은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리는 이라크지원국제회의와 별도로 4일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 협의차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 5개국 외교장관 회동을 추진했으나 미일과 중러간 입장이 맞서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당초 이라크 지원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중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 양제츠(楊潔簾) 중국 외교부장 등 6자회담 당사국 외교장관들을 이날 초청해 조찬모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사실상 무산됐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회동이 무산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안드레이 크리프초프 러시아 외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이타르타스와 인터뷰에서 “6자회담이라는 기존 틀을 활용하는게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유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북한을 제외한 5자회동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을 수행중인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오후 “5자회동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라이스 장관은 전날 밤 주미 중국 대사를 지낸 신임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데 이어 한국과 일본, 러시아 외교장관들과도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5자회동 제의에 일본은 찬성 입장을 보였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부정적 반응을 보여 5자회동 자체는 무산되고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러시아, 한국 등과 개별 회동이 이뤄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중국은 그간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한을 배제한 5자회동에 대해 일관되게 부정적 입장을 취했고, 러시아는 중국의 입장에 동조해왔다.

그러나 일본 교도통신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5자회동이 4일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국 관리의 말을 인용, “별도 5자회동을 위한 준비가 있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결정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