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기한 `삐라’문제 정부 대응방안은

북한이 지난 2일 열린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우리 민간단체들의 대북 선전물(삐라) 살포 중단을 강력히 요구함에 따라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은 선전물 살포가 계속될 경우 개성공단 사업과 개성관광에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되고 남측 인원의 통행 및 북한 체류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국간 관계 경색 속에 그나마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민간교류에도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북측의 언급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도 단순한 ‘공갈’로는 치부하지 않는 분위기다.

선전물 살포가 하루 이틀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남한 및 국제사회에서 신빙성 있게 제기되면서 체제결속 강화에 여념이 없는 북한 입장에서는 이전 어느 때보다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개성공단 폐쇄, 개성관광 중단 등 카드를 당장 꺼내들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통행 및 체류와 관련, 장애를 조성하는 등 군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남 압박 조치부터 단계적으로 해나갈 가능성은 있다는 게 많은 관측통들의 예상이다.

또한 일이 이런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만큼 정부로선 남북관계 상황 관리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든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에서 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1차적인 문제로 거론된다.

남북이 2004년 6월 장성급회담에서 군사분계선 지역의 방송, 게시물, 전단 등 선전활동 중지에 합의하면서 정부 차원의 선전물 살포는 중단됐지만 현재까지 보수 성향 민간 비정부기구(NGO) 중심의 선전물 발송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북측으로선 남북간 합의의 정신을 근거로 민간의 선전물 살포까지 문제삼았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 정부로서는 민간단체 측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

또 계도활동은 할 수 있겠지만 그런 활동이 공개될 경우 대북 저자세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선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때문에 몇몇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외적으로는 이 문제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천명하되 내부적으로는 민간단체들과의 물밑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즉 공개적으로는 정부가 관련 남북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상호 비방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되 민간단체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감안할 것을 당부하는 등의 양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성배 박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이상설이 불거졌을 때 정부가 언론을 향해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했던 맥락에서 보면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상황 관리를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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