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치연구 ‘남한중심주의’ 배제해야”

▲ 지난 6월 18일 김정일의 당중앙위원회 사업 43주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

북한정치를 연구하는데 있어 남한의 가치와 문화를 잣대로 북한을 평가하려는 ‘남한 중심주의’적 시각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한국정치정보학회지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남한중심주의를 구성하는 하나의 명제인 ‘남한우월주의’는 북한정치를 분석하는데 있어 ‘희망적 사고’를 투영해 부적절한 판단을 가져왔다”며 그 대표적 사례로 ‘북한조기붕괴론’을 꼽았다. ▶ 기고문 전문 보러가기

그는 “‘북한조기붕괴론’은 1990년대 중반 한국의 학계와 언론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당시 북한에는 수십만에서 수백만으로 추산되는 아사자가 발생하고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이동 통제에 한계를 드러내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국내에서 이를 두고 북한 정권 및 체제의 붕괴는 시간 문제라는 ‘희망적 사고’가 널리 확산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 체제는 현재까지도 정치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단기간 내에 체제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심각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당이 선전선동기관들을 여전히 장악하고 있었고, 정치적 저항 움직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탄압을 했기 때문에 1990년대 중반 주민들에 대한 사상통제가 나름대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또 “김일성 사후 주체사상이 근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한 연구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주체사상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과 북한 현실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기붕괴론을 주장한 연구자들은 체계적인 정보통제와 가혹한 정치탄압이 없는 남한에서처럼 북한 주민들이 경제적 불만 때문에 체제에 반대해 일어설 것이라고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이어 ‘북한 특수주의’나 ‘북한 보편주의’에 비추어 북한을 연구하는 자세도 극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한 중심주의를 구성하는 명제 중 다른 하나인 ‘북한특수주의’는 북한 체제는 다른 국가의 사회주의체제와는 다른 독특한 체제라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며 “반대로 ‘북한보편주의’에 경도되어 북한 체제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 예를 들어 권력 승계 방식, 정치 문화, 대외전략의 특징 등을 무시해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 문헌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연구나 북한 정치에 대한 심층적 분석 없이 사회주의 일반에 대한 연구를 북한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자세 또한 모두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이 법치주의 국가나 국가중심적 체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남한 체제처럼 헌법과 국가기구를 중심으로 또는 헌법과 국가기구에 대해 당과 비슷한 비중을 가지고 분석하려는 경향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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