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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2003년 경까지 함경북도 요덕군에 위치한 ‘15호 관리소’에 수감되었던 탈북자 김수철(가명, 2004년 입국)씨가 최근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충격적인 실태를 증언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22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주최한 ‘정치범수용소 탈북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나선 김씨는 자신이 수감되었을 당시 수인들의 명단과 수감실태를 자세히 공개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김씨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체적인 수감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김씨는 “북한에 공개처형, 비밀처형이 계속되고 있고 탈북해 한국행을 시도하다 잡힌 탈북자들은 십중팔구 수용소에 수감된다”고 말하고 “보위부원들이 실적과 승진을 위해 탈북자들을 유인 납치하는 행각도 성행한다”고 말했다.
김정일 비판한 수인, 비밀처형 당해
수용소의 공개처형과 관련 김씨는 “수용소를 탈출하려다 잡히면 모두 공개처형을 당한다”면서 “탈출을 시도했던 김호석이라는 사람과 최광호라는 사람이 공개처형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또한 “2000년도에 수감되었던 김철민(35)씨는 비밀처형 되었다”면서 “김철민씨는 4개월간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 ‘김정일이 정치를 못해서 살기 힘들다’, ‘중국은 우리 조선보다 아주 잘산다’는 말을 하고 다녀 비밀처형 됐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수용소에서 김정일 비판과 체제 비판을 하게 되면 밀고되어 한밤중에 보위부원들에게 잡혀가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비일비재하며 그들은 대개 비밀처형 된다고 한다.
한국행 시도하다 북한으로 송환돼 수용소에 갇힌 탈북자에 대해 김씨는 “2000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려다 강제 송환된 7명중 5명의 탈북자들도 나와 함께 수감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러시아에서 송환된 탈북자 가운데 김성일(사망 당시 18세)과 박영순(30세)은 영양실조로 사망해 시신을 자신이 직접 묻어주었고 허영일(현 38세), 이동명(27세), 장호영(27세)은 아직도 수감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2000년 베이징 한국대사관에 진입하려다 체포된 노광철(현 37세)씨도 요덕수용소에 수감되었고, 중국에서 몽골을 넘어 한국행을 시도한 광선(수감 당시 19세), 광일(16세) 형제도 요덕수용소로 끌려왔다고 밝혔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탈북자 유인납치도
김씨는 보위부의 탈북자 유인 납치에 대해서도 고발했다.
그는 “보위부에서는 탈북자들을 한국에 보내주겠다고 유인해 납치하는 행각을 벌이고 있다”며 “실제로 함북 보위부 대열정보원 박금출은 탈북자 김일태(현 43세)씨를 유인납치해 수용소로 보냈다”고 말했다.
현장 지휘자 지영수(현 57세, 회령 곡산공장 보위부장), 윤창주(현 57세, 함북 보위부 반탐처장), 박근춘, 김송산, 김화룡, 지광철 등 유인 납치공작조 7명의 이름을 김씨는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는 납치공작조 활동을 하다 2003년 국내에 입국한 이춘길(가명, 35세)씨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종교를 믿다 수용소에 끌려온 사람은 없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중국에서 기독교를 접한 탈북자들은 구타와 고문으로 초죽음 상태이며 보위부원들은 이들을 그냥 방치한다”며 “실제로 2000년 회령시 보위부 구류장에서 안권순(당시 29세, 남, 회령출신)씨가 방치되어 죽었다”고 답변했다.
‘북한인권국제대회’에서 수인 명단 추가 공개
김씨가 수감되었던 지역은 요덕군 서림천이다. 서림천 지역은 민간 지역이었으나 2000년 혁명화 구역으로 편입되어 새로 생긴 곳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출소 시기가 없이 평생 수감되어야 하는 ‘완전통제구역’과 수감태도에 따라 출소할 수 있는 ‘혁명화구역’으로 나뉜다. 요덕 15호관리소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가운에 유일하게 혁명화구역을 두고 있다.
수감된 사람들의 구체적인 신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수용소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했고 80여명의 작업반 소속 사람들의 죄목과 신상을 기록한 서류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12월 8일 열리는 <북한인권국제대회> 기간중 열리는 ‘북한인권보고회’에서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나머지 인원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앞서 김씨는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가 아직까지 엄연히 존재한다”면서 “수용소의 인권실태를 알려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전하고 싶다”고 회견을 열게 된 동기를 밝혔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 한국행을 시도하다 강제송환, 요덕 수용소에 수감된 탈북자 명단(3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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