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상회담 직후 조직지도부에 “全당원 사상성 장악” 지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9.18~20) 바로 다음날 조직지도부에 전체 노동당원 사상성 장악 및 통제 사업 강화를 지시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향후 남북교류 활성에 따른 내부의 동요를 미연에 방지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평양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1일 조직지도부에 ‘우리식의 새로운 조직‧정치 사업을 전당적으로 밀착시켜 진행해야 한다’는 김정은 동지의 지시가 하달됐다”면서 “전반적으로 노동당원의 사상적 퇴폐 현상을 사전에 차단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지시를 하달하면서 ‘위대한 대원수님들(김일성‧김정일)께서 마련해주신 혁명유산과 신념을 토대로 혁명과 건설을 추진시켜나가야 한다’는 일종의 혁명적 인식과 태도를 강조했다. 선대(先代)의 유훈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원들의 충성심 고취를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중앙당 간부부터 하부 단위인 세포 조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당원들과 일군(일꾼)들의 사상적 인식을 장악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내부 보고체계를 일별, 주별, 월별체계에서 시간당 건당 개인당 보고체계로 구체화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면서 “‘누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맡은 임무수행을 진행하고 있는가’라는 세부화 된 보고관리 질서를 세우도록 한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체계 내밀화를 통해 당원들의 사상과 일거수일투족을 점검·관리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또한 소식통은 “격변하는 시대에 맞게 우리 당과 혁명에 무한히 충실한 인재들로 새로운 당 간부 대열의 골간을 꾸리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도 있었다”면서 “(이는) 중앙당, 지방당 간부들의 사상동향과 발언 사업태도와 실적에 따라 연말까지 획기적인 간부대열 정리 사업을 새롭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충성분자 위주의 당 간부 교체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이 국가발전에 현실적인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시도 하달했다. 각 단위별로 남북 정상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에 부합되는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밖에 소식통은 “유일적 지도체계를 세워 당의 영도적 지반을 더욱 굳건히 다져나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입장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소식통은 이 같은 내용의 지시가 하달된 배경과 관련,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통일 기대감’ 확산은 달갑지 않은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대적(對敵) 관념을 일깨우는 차원으로 실시했던 대남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평화 분위기 속에서 한국 대통령에 대한 미담이 확산되자 이를 제어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경제 발전을 위한 외부 투자가 절실한 상황에서 체제 유지 및 강화도 포기할 수 없다는 당국의 고민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지시를 통해 핵무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피력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북남수뇌상봉(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이룩하려는 가장 큰 성과는 핵-경제 병진노선, 자위적 국방력강화,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의 정당성을 당원들과 근로자들 속에 깊이 인식시키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는 것.

대외적으로는 비핵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정작 내부적으로는 핵무력 강화를 강조하는 일련의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북한 당국은 앞으로도 이 같은 전략을 내부 강연이나 회의, 학습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