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상회담’ 언급 생략…’선물 보따리’ 초라했나?

북한 매체들이 7일 일제히 김정일의 방중 소식을 전하면서도 정작 베이징(北京) 방문과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 소식을 담지 않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의 김정일 방중 내용 보도는 베이징을 포함한 주요 방문지역을 소개했던 과거 4차례의 김정일 방중 보도와는 차이가 크다. 북한 매체들은 과거 방중시에는 ‘김정일 동지와 호금도 동지 사이의 상봉과 회담이 베이징에서 진행됐다”는 내용을 빼놓지 않으며 배석자 등을 상세히 소개해왔다.


2006년에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숙소를 방문한 호금도 동지와 따뜻한 담화를 하시였다”고 설명했고, 2004년에는 “호금도 동지는 김정일 동지의 중국방문을 열렬히 환영하고 이번 방문은 김정일 동지께서와 조선당과 정부가 중조 두 당, 두 나라 관계발전을 고도로 중시하고있다는것을 충분히 보여준다고 지적하였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추가 보도 형태로 북-중 정상회담을 소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2006년 방중 보도에서 베이징 정상회담을 포함한 주요 일정을 소개하는 첫 보도가 있은 후 두번째 보도에서는 김정일의 중국 남부지역 경제시찰을 상세히 소개한 적은 있지만 이번는 아예 베이징 방문마저 빠져 있다. 


북한 매체들이 이번 김정일 방중 내용을 다롄, 톈진 방문 보도 내용을 집중 보도해 마치 김정일의 이번 방중이 경제시찰 목적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의 다롄 방문과 관련, “현대적으로 개변되고 있는 대련빙산그룹, 대련기관차생산공사, 료녕어업그룹, 대련설룡산업그룹을 참관하였다”고 밝혔고, 톈진 방문에 대해서는 “대규모의 현대적항으로 발전한 천진항과 활력이 넘쳐나는 천진시내를 돌아보시고”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당 및 국가령도자들과 인민들은 조중친선의 강화발전을 위하여 또다시 중국을 방문하신 김정일 동지를 열렬히 환영하고 최대의 성의를 다하여 극진히 환대하였다”고만 설명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6자회담 복귀 및 경제지원 규모 등에 대한 논의에 김정일이 만족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소개할만한 내용이 없을 정도로 방중 성과가 부실했다는 것이다. 


북한 매체와 달리 중국 언론들은 이번 북중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한반도 비핵화, 경제협력 등이 의제로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신화통신은 7일 김정일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북측이 “유관 당사국과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중·북 양국은 6자회담 당사국이 성의를 보이고 6자회담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9·19 공동성명의 합의에 근거해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북중이 강조점이 다른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 형태의 합의서를 내놓지 않은 이상 일치된 보도를 내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중국은 자신의 관심사인 6자회담을, 북한은 경제문제를 강조하는 싶었다는 것이다.


최춘흠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번 북중간 정상회담은 지난해 원자바오 총리 방북시 김정일의 ‘양자 또는 다자회담 복귀 가능성’ 언급한 것 이상이었을 것”이라며 “6자회담 복귀 표명까지도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천안함 사건으로 북한의 6자회담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만든 중국의 노력이 빛을 바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위원은 또 “중국에게 6자회담 보다 더 중요한 점은 북한의 ‘안정’으로, 압박보다는 권유 방식을 통해 설득했을 것”이라며 “아픈 몸을 이끌고 중국까지 온 김정일에게 일정한 현금을 줬을  가능성도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북한이 원하는 것은 경제협력, 외자유치 등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약속으로, 중국은 우리 정부가 과거 대북지원하듯 일시불로 지원하는 형태가 아니라 크게 우려할만한 대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명해 외교안보연구원 객원교수는 “북한이 방중결과에서 6자회담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자신에게 부담스러운 것을 빼놓고 각설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북한은 이미 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은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왔다”면서 “북한 스스로 6자회담 재개 등을 강조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21일 비망록을 통해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거듭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핵군축 노력에 참여하겠다고 선언, 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 재개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결국 북한 매체들은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두고 있는 김정일이 경제협력을 위해 중국 방문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 매체들는 “김정일 동지께서는 8000리에 달하는 중국의 동북지역을 오가시며 근면하고 지혜로운 중국 인민의 사상감정과 경제, 문화 등 모든 부문을 깊이있게 료해(실태조사)하셨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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