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당성’ 주장…협상여지 남겨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자위적 국방력 강화’라고 정당성을 주장하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이중적 자세를 보였다.

외무성 대변인은 6일 조선중앙통신과 문답에서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위해 우리 군대가 정상적으로 진행한 군사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난하고 있지만 미사일 개발은 각국의 권리에 속한 문제인 만큼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는 북한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 셈이다.

특히 1998년에는 대포동1호 시험발사 이후 4일만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사사실을 확인한 것에 비해 신속하게 반응을 내보낸 것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재제안을 논의하는 등 국제사회의 발 빠른 조치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은 “그 누가 미사일 발사훈련에 대해 시비질하고 압력을 가하려 든다면 우리는 부득불 다른 형태의 보다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와 함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북한의 정당화 논리 중 눈에 띄는 대목은 1999년 선언한 미사일 모라토리엄이 백지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 대목.

당시 미사일 발사유예선언이 미국과 미사일 회담 등 양자회담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 당시의 모든 합의를 무효화하고 북미대화를 기피하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유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간의 평양선언에서 합의한 미사일 발사유예 재확인에 대해서도 외무성 대변인은 “조일 사이에 국교가 정상화되고 우리(북)에 대한 일본의 과거청산이 이뤄질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미국이 북한을 회담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일본이 납치문제에만 매달려 북일 수교협상이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사일 개발이라는 주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논리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사전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미국의 요격을 이유로 내세워 역공을 펼쳤다.

대변인은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면 요격하겠다고 떠들고 있는 조건에서 그들에게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리 통보해준다는 것은 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이나 일본이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북한에 통보한 적이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 북한은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외무성대변인의 언급 수준에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본다”며 “국제사회의 움직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북한도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이처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정당화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이번 미사일 발사의 주된 목적중의 하나가 협상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변인은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서 공약한대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실현하려는 우리의 의지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우리 군대의 미사일 발사훈련은 애당초 6자회담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것도 원칙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6자회담 복귀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만 하다.

중국이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를 참가국들에게 제의해 놓았고 참가국 모두 북한의 선 복귀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오는 11일 중국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의 방북과정에서 북한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또 북한은 98년에는 인공위성 발사로 포장을 했지만 이번에는 미사일 발사를 확인한 점도 눈길을 끈다.

5일 하룻동안 7기의 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에서 인공위성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점도 있지만 미사일 발사를 과시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시인한 것은 처음부터 만약에 대포동 2호를 쐈으면 인공위성이라고 우길 수 있을 텐데 이번에는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시험발사 성격이었기 때문”이라며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를 동시에 쐈기 때문에 자위적 훈련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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