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권수립 60년 경축행사에 中 고위인사 안보여

정권수립 60주년을 맞아 9일 북한 평양에서는 대규모 경축행사 열릴 예정이지만 중국 정부에서 보낸 고위급 경축사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이나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9일 오전 현재까지 중국정부의 고위급 경축사절이 평양에 도착했는지 여부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정권수립 기념일을 빌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의 중재를 위한 특사를 파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특사급 인사의 방북소식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의 축하사절로는 국제우호연락회 대표단 정도가 눈에 띈다.

중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축하사절로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고 봤는데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고 말했다.

경축사절 유력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던 김일성대 유학파 출신의 북한통인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는 현재 유럽을 순방 중이다.

70, 80년대 얘기이긴 하지만 과거 양국관계를 보면 10년 단위로 찾아오는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행사를 중국에서도 상당히 중시했던 사례가 확인된다.

덩샤오핑(鄧小平)은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을 두고 보수파와 치열한 논쟁을 벌이던 어수선한 와중에서도 북한 정권수립 30주년 행사를 맞아 1978년 9월8일부터 13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덩샤오핑은 북한 방문으로 마치고 바로 14일 새벽 2시 지린(吉林)성의 철도교통 요충지인 타오라이샤오(陶賴昭)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17일까지 지린, 헤이룽장(黑龍江), 랴오닝(遼寧) 등 동북3성을 시찰하며 개혁개방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북한이 정권수립 40주년을 맞은 1988년에는 양상쿤(楊尙昆) 국가주석이 그해 9월7일부터 11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

두 지도자의 방문시점은 중국이 미중 수교와 한중 수교 문제로 북한과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던 때라는 점에서 이들 지도자의 방문은 북한의 서운한 감정을 달래려는 차원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90년대 이후로는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에 즈음한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은 눈에 띄지 않는다.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웹사이트에 따르면 1998년 50주년 행사에서도 중국 지도자나 고위급 인사가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시기는 북중 양국관계가 소원해져 있던 시기로 1996년 7월 뤄간(羅干) 국무위원이 친선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뒤로 1999년 6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할 때까지 3년 가까이 양국 고위급 교환방문이 단절돼 있던 시점이었다.

북중관계가 회복기로 접어든 2천년대 들어서는 2003년 55주년 행사가 있었지만 중국 고위급 인사의 참석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지만 올해 행사에 중국의 고위급 경축사절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이례적으로 평가하는 견해도 있다. 양국이 작년부터 관계격상을 공언하며 우호친선을 부쩍 강조해왔던 점에 비춰 중국 정부에서 충분히 고위급 경축사절 파견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중국은 이번 북한의 정권수립 60주년을 행사를 맞아 북한에 나름대로 축하의 뜻을 전달하려 노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연명으로 8일 김정일국방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일 내각 총리에게 공동으로 축전을 보낸 데 이어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까지 8일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개최한 경축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9일자 신문 1면에 사설까지는 아니지만 후 주석 등이 축전을 보낸 사실과 자 주석의 경축행사 참석 사실을 전했다.

국내의 한 중국 전문가는 “현재 한·미·일 등 6자회담 당사국으로부터 적극적 중재를 요구받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핵시설 복구를 천명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북한을 설득할 묘수가 없어 곤혹스런 입장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중국이 고위급 경축사절을 내보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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