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젊은이도 ‘현빈’ 따라잡기…”추리닝 구해달라”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배우 현빈이 입어 화제가된 트레이닝 복(左). 스키니진 패션(右).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 한류(韓流)가 거세다. 불법 녹화된 한국 드라마의 CD, DVD가 북한 내 유입되면서 이를 접한 일부 부유층 젊은이들이 드라마 속 ‘주인공 따라 잡기’에 빠졌다는 소식이다.


특히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시크릿가든'(SBS)에서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 열풍을 일으켰던 현빈의 트레이닝복을 구하려는 부유층 자제들까지 있다고 한다. 여성들의 경우엔 ‘역전의 여왕'(MBC)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김남주의 패션을 따라하는 것이 유행이 됐다.


중국 단둥(丹東)과 신의주를 오가며 장사를 하고 있는 조선족 김철영(가명) 씨는 최근 데일리NK와 만나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수요층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남한 관련 영상을 보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다. 그러나 부유층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시청하면서 배우들을 따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젊은이들의 경우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입었던 옷이 예쁘면 사진까지 들고 와서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한다”면서 “똑같이 만들 수 없다고 하면 ‘한국에 가서 가져오라’고 하는 간부집 자녀들도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 씨와의 일문일답.


-최근 북한 주민들이 좋아하는 한국 제품은 무엇인가.


한국 제품은 다 좋아한다고 보면 된다. 한국 제품이라고 하면 사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장사꾼들도 많아졌다. ‘한국 글자’가 적힌 물건은 같은 종류의 다른 제품에 비해 2~3배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보안원들의 단속이 심할텐데.


단속에 나서는 보안원들도 ‘한국 글자만 없애면 팔게 해 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 상품을 찾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고, 한국 글자가 없으면 한국산(産)인지를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단속해도 사람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그냥 팔아야 겠다’는 장사꾼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옷이 가장 유행인가.


최근 한국 드라마 ‘역전의 여왕’이 유행이었다. 주인공들이 입고 나온 옷이 유행이다. 가슴 쪽이 너무 깊게 파인 것, 치마를 제외하고는 중국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뺑때바지(스키니진)는 이제 제법 많은 여성들이 입고 있다.


-한국 제품이 비싸게 팔리는데도 그런가.


워낙 유행이라 먹고 살긴 힘들어도 이것은 사야 한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어 이 문제로 부모와 다투는 일도 늘고 있다고 한다. 굽 높은 신(알랭끼, 부츠) 등이 20~30달러인데,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 의류는 15~100달러 가량에 팔고 있다.


-부유층이나, 간부 자녀들도 한국 제품을 찾는가.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는다. 간부집이나 부유층 자녀들은 한국 드라마 등에 나온 그대로의 옷을 찾는다. 최근에는 가짜 밍크털이 유행하고 있다. 40, 50대 중년들이 특히 밍크로 된 옷을 많이 입고 다니고 있다.


-주민들이 찾는 물건과 다를 경우에는.

옷을 가공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가공비가 한 벌당 1만 원 정도 하기 때문에 이들도 돈을 많이 번다. 이 때문에 보안원들도 그들과 가까이 한다. 보안원들은 가끔 그들을 찾아가 뇌물을 받고, 특별한 제재는 하지 않는다.


-한국 제품이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드라마 CD알(DVD)을 몰래 빌려 보고 따라 하기 때문이다.


-같은 물건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하나.


드라마에 나왔던 예쁜 옷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오던지, 사진을 가져온다. 옷을 만드는 사람에게 가져와서 어떻게든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는 채내(젊은 여성)들이 있어서 난감해질 정도이다.


-간부 자녀들이 특히 그렇겠다.


어떨 때는 전혀 구하지 못하게 생긴 것을 가져와 한국까지 가서 가져올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물어 오는 자녀를 만났는데 엄청 난감했다. 얼마 전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현빈)이 입었던 추리닝(트레이닝복)을 구해달라고 했던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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