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통문’ 거부…정부 진상조사 어떡해?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남측 조사단의 입북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12일 “현지 조사단 수용을 요구하는 전통문을 발송하기 위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측이 전통문을 받지 않겠다는 1차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정통한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전통문 발송을 위해 판문점 남북 연락관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측 연락관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전통문 수신을 거부했다는 것.

정부는 북측의 이 같은 입장이 상부와의 조율을 거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음을 감안, 계속 전통문 발신을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진상조사와 관련된 대북 통지문을 보내기 위해 현재 북측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는데, 계속 북측과 접촉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1차적으로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전략적 판단에 따라 향후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측이 계속 전통문 수신을 거부할 경우 다른 경로를 통해 조사단 파견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북측에 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보내려는 전통문은 사고 진상 조사를 위해 통일부 등 정부 당국자들을 포함한 진상 조사단이 방북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은 지난 3월 말부터 남측 정부 당국자의 방북을 불허하는 한편 남측과의 당국간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선전매체들은 박왕자 씨가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지 하루가 지난 12일 오전까지 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는 사건 당일인 11일 ‘조.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체결 47돌 기념연회 소개를 비롯한 통상적인 보도를 내보냈고, 조선중앙통신은 자정을 넘긴 시간에 김정일이 군부대를 시찰했다는 소식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 측의 동향은 11일 오전 9시20분께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을 통해 현대아산에 사건을 통보하고 ‘현장을 확인하고 시신을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취한 것이 전부다.

북한 매체들은 12일 오전에도 별다른 특이동향 없이 남한의 촛불집회, 김일성 주석 14주기, 각지 건설현장 등과 관련한 일상적 보도만을 다루고 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지면 소개에 따르면 1면에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과 자강도 화평군 근로자 궐기모임 등을 게재한 것을 비롯해 외국에 축전을 발송한 사실과 경제건설, 반정부 투쟁 등 남한 소식 만을 실었다.

또한 북한 언론매체는 이명박 대통령의 전면적인 남북대화 제의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한편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과 김영현 관광사업본부장 등 6명의 현대아산측 조사단은 이날 오후 육로로 금강산에 들어가 사건 진상에 대해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아산 조사단은 또한 북측에 정부 조사단의 방북에 대한 협조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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