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쟁 불사” 언급하며 내부결속 강화

천안함 조사 결과에 반발해 `전면전쟁’ 불사를 공언한 북한이 주민들에게 관련 소식을 시시각각 전하며 긴장감을 고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판단되는 어뢰의 잔해가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발견되는 등의 이유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커지자 북한이 체제 결속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전쟁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는 우리 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있던 20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천안함 사건이 `날조극’이라고 주장하면서 자국에 보복 또는 제재가 가해진다면 전면전쟁을 포함한 강경 조치로 화답하겠다고 경고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국방위 대변인 성명을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보다 대내용 성격이 강한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먼저 보도한 것이다.


중앙방송은 북한 전역에 송출돼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대중 매체여서 북한이 애초부터 천안함 사건에 관한 공식 입장을 주민들에게 알리기로 결정했음을 알 수 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이해 관계를 따져 주민들에게도 알릴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왔다.


대표적으로 북한 국방위는 우리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 대비 계획을 세운다는 보도와 관련해 지난 1월 대변인 성명을 내고 `보복성전’을 선언했지만 북한 주민들이 접근할 수 없는 조선중앙통신과 평양방송을 통해서만 흘러나온 `대외용’ 성격이 강했다.


반면 이번에 북한은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 인터넷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등 거의 모든 매체를 동원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국방위 성명 보도를 사흘째 시시각각 전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국방위 성명 내용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전쟁 의지’를 한껏 고취시키는 모습이다.


평양화력발전소 노농적위대원이라는 강선일은 23일 조선중앙방송 `연단’ 프로그램에 출연해 “괴뢰호전광들이 미.일 침략자와 야합해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면 전 인민적 성전에 떨쳐나겠다”고 선동하는 등 북한 매체들은 일반 노동자와 농민, 중앙기관 간부들을 잇따라 출연시켜 결사항전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최근 당 , 기업, 농장 등 전 조직에서 국방위원회 성명 내용을 읽고 공부하게 하는 이른바 `독보(讀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단파 라디오 자유북한방송은 이날 함경북도 통신원의 전언을 인용, “국방위 성명 후 독보사업이 진행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전쟁열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많은 주민들도 `차라리 이번에 전쟁이나 터져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외부적으로 매우 불리한 상황이 조성된 셈이어서 내부 결속의 일환으로 선전을 부쩍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며 “외부를 통해 소식이 들어와 유포될 수 있는 만큼 미리 여론을 단속해 놓지 않으면 향후 사태가 어렵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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