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쟁엄포’로 안보리 대응수위 낮추려 안간힘

정부의 천안함 사건 유엔안보리 공식 회부를 앞두고 북한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4일 일방적인 천안함 조사 결과를 놓고 안보리에서 논의되면 지난시기처럼 초강경 대응을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유엔 군축회의에 참석한 주 제네바 북한 대표부 차석인 리장곤 공사도 3일 “천안함 침몰 사고로 야기된 한반도의 긴장이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을 만큼 고조돼 있다”고 말해 유엔안보리 회부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경계했다.


외무성 대변인과 리 공사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전제로 안보리에 회부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안보리 대북 결의안이 나올 경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을 재차 벌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천안함 사건이 ‘날조’라고 주장해온 북한으로선 유엔안보리에서 논의되는 것 자체가 국제사회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인정하게 된다는 것임을 경계하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유엔에서 천안함 사건 자체를 논의하는 것이 북한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의 대남 도발을 비판하는 제재안이 나오면 이런 압박은 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그동안 2차례의 핵실험으로 1718호와 1874호의 대북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재차 유엔안보리에 회부되어 제재안이 나올 경우, 북한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유엔안보리에 정식 회부돼 제재안 등의 조치가 나오기 전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강하게 언급, 유엔의 대응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현시점에서 도발을 하기 어렵지만 유엔안보리 내에서 북한을 제재하는 수위에 따라 북한이 도발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북한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결의안이 나오면 비무장 지대나 서해에서 도발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반도의 긴장조성을 우려하면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불확실한 입장을 보인 상임이사국 중·러에 군사적 도발 재차 벌일 가능성을 내비쳐 안보리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연구위원은 “북한의 그동안 보여 온 것처럼 이번에도 한미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대외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전쟁불사론’을 내세워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해, 유엔안보리 내에서 북한의 유리한 입장에 서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춘근 이화여대 교수도 “중국은 역내 안정을 깨는 북한의 천안함 침몰 소행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도 “상하이엑스포, 11월 아시안 게임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러한 중국의 입장을 북한이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객관적인 조사를 통한 안보리의 판단을 강조하고 검열단을 남한이 받아드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그동안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않아온 중국과 러시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반도의 불안을 조성해 중국과 러시아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안보리에서 중·러에 명분을 세워주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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