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자기기 통한 외부문물 유입차단에 부심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기 위한 외부 문물 차단의 일환으로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노래방과 비디오방, 오락실의 폐쇄를 지시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최근 북한 인민보안성은 ’사회와 제도를 고수하는 데 위험을 주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포고령에서 “기관.기업소와 공민은 국가의 승인없이 돈벌이를 위해 만들어 놓은 노래방, 영화방, 녹화물시청방, 컴퓨터방, 전자오락과 가라오케방을 모두 없애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고령은 또 “불순 출판물을 끌어들이는 행위를 하지말라”며 “국가의 승인없이 수신기 장치가 달린 컴퓨터, 복사기를 비롯한 전자반도체 설비를 구입.판매.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인민보안성은 이들 불법 행위자에 대한 신고를 주민들에게 촉구하면서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선 “형사책임에 이르기까지 엄벌에 처해 가족과 함께 이주 추방하고 위법행위에 이용된 수단을 몰수한다”고 경고했다.

포고령은 이 조치의 목적으로 “적들의 책동을 짓부수고 사회와 제도에 위험을 주는 행위와의 전면 대결전을 벌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 벗들’도 최근 소식지에서 “함경북도에서는 일체 컴퓨터 오락을 하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컴퓨터 오락실마다 보안서에서 두 사람씩 파견돼 통제한다”며 “이 같은 규정이 생긴 주요 원인은 국내 인터넷망을 통해 각 지방의 소식들이 오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조치는 최근 6자회담이 가속되고 ’2.13합의’에 따라 북미관계가 해빙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 대미 적대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회적 긴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 당국이 외부로부터의 사상과 문화적 침투를 막자는 지시를 각 지방에 잇따라 내려보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남북관계에 이어 북미관계까지 풀리면 주민들의 사상이 이완될 것이라는 점을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부시 행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대북 단파 방송 시간을 늘리고 중파방송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물론 각종 전자수단을 통해 북한에 외부정보를 주입하는 공개.비공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일부 단체도 미국, 일본 단체나 기관들과 협력해 대북 방송을 강화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0일자 논설에서 “현재는 제국주의자들의 지배주의적 책동을 반대하는 투쟁을 떠나서는 시기”라며 “제국주의에 대해선 어떤 환상도 가지지 말아야하고 내부에 썩어빠진 부르주아 반동사상과 문화를 들이밀려는 적들의 책동에 경각성을 높이고 철저히 적발 분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당사업 개시 43주년(6.19)을 앞두고 게재한 ’신념의 길’ 제목의 정론에서도 “제국주의자들은 자유의 전파라는 미명 하에 이데올로기 전쟁의 선전포고를 했다”며 “원수들은 사상의 공백지대를 노리고 어리석은 심리전과 부르주아 사상문화의 침투로 우리 인민에게서 붉은 물을 빼내려고 발악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남 적개심이 줄어들면서 남한 비디오테이프나 CD가 북한 사회에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한류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북한의 외부문물 유입차단 시도의 한 배경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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