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역 물난리는 총체적 국토관리 실패 때문

▲ 물에 잠긴 도로를 건너기위해 주민들이 육교를 내리고 있다. (출처:신화망)

북한이 집중호우로 전국적인 물난리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군대까지 동원해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적십자연맹은 북한에 7일부터 근 닷새 동안 집중 호우가 내려 45만톤의 곡물손실과 3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방송을 통해 평양시 피해상황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도 평양의 유명한 식당인 청류관과 안산관이 물에 잠겨 영업을 중단한 소식과 보통강 구역과 대동강일대의 피해상황을 연일 전하고 있다.

북한 중앙기상연구소도 이번 수해는 1967년 8월 평양에 발생했던 홍수 이후 40년 만에 최대라고 밝혔다. 이번에 내린 비는 524mm로, 1967년 8월 25일부터 29일까지의 사이에 기록된 472mm보다 52mm나 더 많다.

이 정도 강수량이면 남한에 있는 웬만한 도시도 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1967년 홍수 때에도 대동강상류와 중류에 평균 470여mm 폭우가 쏟아져 평양시와 평안남도의 덕천시, 순천시, 양덕군, 성천군 그리고 황해북도의 신평군 등에 큰물이 난적 있다.

당시 평양시 거리와 도로가 물에 잠겨 김일성도 보트를 타고 수해현장을 시찰했다. 현재 김정일이 체류하는 곳으로 알려진 함경남도 함흥지구에는 336㎜의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신화통신은 15일 침수된 보통강 유보도의 가로수들, 대동강변 인도로에 서있는 가로등이 물에 잠긴 사진을 평양발로 공개했다. 특히 대동강변에서 본 인민대학습당 앞의 김일성광장은 물에 잠긴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한편 북한이 이렇게 호우 피해가 커진 데는 당국의 총체적인 국토 관리 부실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평양을 관통하는 대동강 수위가 급속히 상승하는 이유는 강 주변의 울창한 산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평안북도 덕천, 북창, 양덕, 맹산 등 상류지방에는 지난 90년대 식량난 때 벌거벗긴 산들이 그냥 민둥산으로 남아 있다.

주민들은 60도 이상의 가파른 산비탈까지 계단식으로 개간해 식량을 심어먹었다. 산사태를 막아주는 산림이 황폐화 되면서 쏟아진 빗물은 토사와 함께 모두 강으로 흘러 가게 된다.

이렇게 토사가 흘러 든 대동강의 바닥수위는 해마다 높아져 강 주변 도시와 농경지의 수위와 별로 차이가 없다. 강바닥뿐만 아니라 홍수조절 기능을 하는 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십년간 토사가 쌓여 담수능력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대동강 상류는 워낙 물매가(강바닥 경사) 급하고 유속(流速)이 매우 빨라 적은 비가 내려도 강물이 쉽게 불어난다. 여기에 토사까지 한 몫하다 보니 올해 같은 폭우는 필시 홍수로 이어지게 된다.

평양시가 물에 잠긴 원인으로 서해갑문을 지목하기도 한다. 바다로 강물이 제 때 빠져 나가야 하는데 서해갑문을 건설해 수문 통로를 좁히는 바람에 강물이 일부 역류해 주변 농경지를 침수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