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역에서 고리대로 몸살 “난투극에 가출사건까지”



▲북한 국경지역에서 유통되는 위안화. 고리대금업자들이 이렇게 중국돈(1만위안)묶음으로 주민들에게 돈을 빌려준다고 한다./사진=강미진 데일리NK기자

북한 내에서 고리대(高利貸)와 사채 빚을 둘러싸고 주민들 간 난투극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대북제재 등의 영향으로 북한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통상적으로 채무관계를 정리하는 연말이 가까워지며 이런 갈등이 폭발하는 양상이다.

북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장마당에서나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돈을 빌린 주민과 꿔준 주민과의 말다툼”이라면서 “액수가 많고 받아낼 가망이 없는 일부 가정에는 폭력행사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얼마 전에도 무산군의 한 가정에서 여름에 가져다 쓴 고리대를 갚지 못했다고 텔레비전과 집에서 키우던 가축까지 뺏긴 것으로도 모자라 매는 매대로 맞은 사건이 있었다”면서 “청진시에서 고리대업을 하는 사람에게 밀가루 100kg과 현금 1만 위안을 갚지 못한 대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청진시에 사는 친척의 소개를 받아 고리대를 빌리게 된 건데, 기한 내 갚지 못하게 되자 고리대를 (빌려) 준 가정에서 (소개해 준) 친척의 집 재산도 가져갔고, 이 때문에 친척과의 갈등도 시작됐다”면서 “해당 주민은 무산광산에서 나오는 철광을 밀수해 갚을 계획이었지만 올해 밀수가 이뤄지지 않아 제때 돈을 갚지 못해 봉변을 당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달리기 장사꾼들의 말에 따르면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고리대나 이자 돈을 갚지 못해 닦달을 받는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도시 고리대업자들은 깡패까지 동원하기 때문에 농촌 고리대업자들보다 더 살벌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양강도에서도 고리대 업자들의 횡포로 주민들이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고리대와 이자 돈을 빌려준 주민들이 돈을 빌려간 주민들의 집에 매일 출근도장을 찍으며 이자를 갚으라고 협박하는 실정이다.

소식통은 “양강도 혜산시의 한 가정에서는 이달 초 고리대를 갚지 못한 주민이 가출한 사건이 있었다”며 “고리대업자들은 행불된 주민에 대한 걱정보다 꿔준 것을 받지 못할까봐 매일 행처를 알아내라고 닦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해마다 연말이면 빌려준 돈과 꾼 돈을 총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연말이 가까워짐에 따라 이런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더구나 올해는 여느 해보다 센 경제봉쇄(대북제재)가 있었고, 농사에서도 흉년이 들어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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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