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대북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남천강무역회사의 윤호진(66) 대표와 장인인 전병호(84)가 무기밀거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로 드러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윤호진은 지난 2002년께 독일과 러시아로부터 우라늄 농축에 사용할 알루미늄관 등을 조달한 책임자로 지목돼온 인물이다. 전병호 역시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로 이번 새 제재대상에 포함된 제2경제위원회를 이끌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제2경제위원회는 김정일의 비자금과 무기밀매를 담당하는 99호실을 관할하고 있다. 99호실의 무기밀매 수익금은 김정일과 북한 수뇌부에 직접 건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전·현직 미국 관리 등을 인용해 이들 2명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실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이란과 시리아, 미얀마 등에 대한 무기 밀매에도 관여해 왔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윤호진과 전병호는 그동안 아시아와 유럽, 중동지역에 네트워크를 조성해왔고 자금이동과 밀수를 위해 동남아와 일본, 대만 등에서는 범죄조직과 연계하기도 했다.
특히 윤호진은 1985년 빈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 핵시설에 대한 사찰 문제를 협상했던 주역이고, 2007년 9월 이스라엘이 폭격한 시리아 동부 무기시설을 짓는데도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