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지난달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대외적으로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을 가했지만 전연(前緣)지역 군(軍) 부대에 전면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내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김정은이 전면전이 일어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해 철저한 군 내부 단속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강원도 군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0일 전연 지역에서 우리의 포격에 대한 한국군 대응포 사격이 있으면서 이 지역의 군인 가족과 주민들은 한동안 대피소로 이동했다”면서 “이어 전연 군단들에는 ‘적(한국군)들의 도발에 절대로 말려들지 말라’는 총참모부 지시가 하달됐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평시에는 ‘우리(북측) 영토 풀 한포기라도 건드리게 되면 (남한은) 불벼락을 맞을 것’이란 강력 대응방침과는 달리 도발에 말려들지 말라는 지시가 하달돼 군인들은 어리둥절했다”면서 “당시 각 군단들에 하달된 총 참모부 명령은 최고사령관(김정은)지시에 따라 내려진 명령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총참모부 지시에는 ‘부대 지휘관들은 군인들 속에서 감정대응, 오발사고로 인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대원 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돌릴 것’을 강조했다”면서 “총참모부 소속 고급 군관들이 전연지역 부대들에 급파돼 총참모부 지시의 집행정형(이행사항)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우리 군이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위협으로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려는 것이지만 실제로 전면전이 일어나면 미군의 최신식(최첨단) 무기의 공격을 받으면 전연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면서 “최고사령관(김정은)이 미군의 위력을 잘 알기 때문에 총참모부를 통해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평시에 상대측(한국군)이 조용하면 슬쩍 먼저 건드려 놓고 그들(한국군)이 맞대응 할 기색이 보이면 이처럼 ‘도발에 말려들지 말라’는 지시로 군관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하다”면서 “지금까지 전연지역에서 발생한 도발사건들은 우리가 먼저 일으켰다는 것을 웬만한 군인들은 다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황해도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남도 해주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해군 8전대(육군의 여단)를 비롯한 해상부대에도 이 같은 총참모부의 ‘맞대응 자제’ 지시가 하달됐다. 이 때문에 준전시 상태가 선포됐지만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않고 말(대화)로 끝날 것이란 것을 주요 군관들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총참모부 명의로 하달된 ‘적들의 도발에 말려들지 말라’는 지시에 군인들과 군인가족은 불안해 하기도 했지만 군관들은 ‘(싸움)붙어 보지도 않고 배짱도 없이 겁부터 먹은 꼴’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