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희천발전소가 지난 4월 완공된 이후 평양에 대한 전력 공급이 늘어났지만 ‘김정은 치적 사업’으로 선전되고 있는 창전거리 아파트와 만경대·대성산 유희장 등에 전력이 우선 공급돼 주민들의 전력난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의하면, 지난 6월 건설이 완료된 창전거리 근방에는 초고층아파트, 대형상점, 커피숍, 인민극장, 공원 등이 들어서 전력 수요가 급증했다. 김정일 생전에 ‘평양에 24시간 전기를 공급하겠다’며 북한이 야심차게 건설해왔던 희천발전소가 가뭄 등으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전력 생산량이 줄었고 그나마 발전되고 있는 전력은 김정은 치적으로 선전되고 있는 지역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
주민들에 대한 전력 공급은 과거에 비해 3,4시간 가량 늘었지만 최근 들어 전력이 자주 끊기고 전력 수요처가 새롭게 생겨 전기 공급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탈곡이 시작되는 12월, 평양 외각 농촌지역으로 전력을 돌릴 것으로 예상돼 전력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선 그동안 인민생활 개선이라고 선전해온 북한 당국이 ‘김정은 업적 쌓기’에만 주력하고 인민생활 개선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평양 내부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평양 하당 구역은 과거에 비해 오후 3시간 가량 전력 공급이 늘었지만 공급 시간대가 일정치 않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유원지나 건물들이 하나씩 세워질 때마다 전기가 끊기는 시간이 늘고 있어 주민들은 조만간 예전과 같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특히 소식통은 “12월 탈곡 시기가 되면 지방으로 전기를 돌리기 때문에 일반 살림집에는 전기 공급이 완전히 끊겨 전기 사정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올해 유례없는 가뭄으로 희천발전소가 정상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나마 생산된 전력 대부분은 평양 중심부에 공급돼 그곳의 건물들은 연일 밝게 빛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국이 김정은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창전거리 아파트, 만경대 등의 유희장의 화려한 불빛을 보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주민들은 그곳에 공급되는 전력을 인민들에게 공급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김정은 치적 선전 지역을 조성하기 위한 보통강 꾸미기나 도로 건설 작업에 주민들을 강제 동원하고 김일성·김정일 동상 건설 사업에도 주력해왔다. 지난 8월 북한을 방문했던 한 NGO 관계자는 “북한 당국은 수해 피해를 입은 도로 건설에만 주민들을 동원하고, 정작 살림집을 복구하는 모습은 한군데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한바 있다.
또한 희천발전소 완공으로 평양에 전기를 공급했던 화력발전소가 지방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지만 이 또한 기관에 우선 공급돼 지방 일반 주민들에게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의주 소식통은 “지난달부터 신의주 세관, 기차역 등지에 가로등이 추가로 설치되고 부속 건물들이 건설되고 있다”면서 “이곳에 전력이 공급되고 있지만 일반 주민들의 전기사정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