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지난 8월1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고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돌아간 뒤, 병사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8월 김정은이 전략군사령부 시찰 당시 (장병들은) 열띤 환호와 만세를 불렀다”면서 “행사 후 군부대 지휘관들에게는 각종 선물 세트가 공급됐지만 병사들에게는 ‘대덕산 담배’ 한 보루만 주고 갔다”고 말했다.
‘대덕산 담배’는 좌급 군관(한국의 영관급 장교)들에게 지급하는 고급 담배이지만, 항시적으로 배고픔에 시달리는 병사들은 식품을 받지 못해 실망했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8월15일 1면 전체를 할애해 김정은의 전략군사령부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장병들이 열광의 환호를 울렸다”고 전했지만 내부 분위기는 달랐다는 말이다.
특히 5년 전인 2012년 3월 김정은이 전략군 사령부를 시찰했을 때보다 선물이 줄어들어 병사들의 실망감이 더 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당시(2012년)에는 대덕산 담배, 사탕, 과자, 닭고기, 조미료 등을 선물로 받았고 여군들은 위생대(생리대)와 화장품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최고사령관의 선물이 줄고, 행사 당일 소외된 장병들도 생기면서 심리적 박탈감을 느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식통은 “(8월) 1호 행사를 위해 전략군사령부 직속 구분대(대대급 이하) 병사들이 지난 7월 초부터 한 달간 사령부 전체 건물을 쓸고 닦으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들볶였다”면서, 하지만 기념촬영에는 “화성-14형 미사일 발사시험에 공로가 있는 기술자들과 지휘성원들, 일부 병사들을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행사보장을 위해 뼈가 휘도록 일만하고 기념촬영에는 참가하지 못한 군인들은, 이번 행사는 ‘원수님(김정은)만세와 박수만 힘껏 쳐주고 힘만 뺏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전략군사령부 직속 구분대라고 해도 무선대대나 고사포 대대, 병원이나 외부 작업에 동원된 군인들은 기념촬영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원수님(김정은) 시찰은 화성14호 발사성공에 기여한 기술자들을 띄어주기 위한 시찰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정은이 지난 3월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 시험’ 결과에 만족해 업어줬던 기술자는 전략군사령부 소속 군관으로, 북한이 7월4일 대륙간탄도 로켓이라고 주장한 화성-14형 발사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3월에) 업어줬던 대좌(중령)가 화성14호 발사 후 ‘공화국 영웅’ 칭호를 수여받았고 이후 기술부 참모장으로 승급됐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올해 3월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참관하고, “로켓공업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룩한 오늘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 ‘3.18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크게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