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적십자회담 제안..이산상봉으로 이어질까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산가족 문제를 다루기 위한 적십자회담의 재개에 긍정적 의사를 표한 것으로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전하면서 경색국면을 면치 못하던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권영길 민노당 의원은 4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이산가족 문제를 다루기 위해 적십자회담이 필요하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회담이 열려야 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는 미사일 발사에 이은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쪽으로만 행동해 오던 북한이 남측에 보낸 첫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남북관계에도 훈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북한은 지난 7월5일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남한 정부가 쌀과 비료의 지원을 유보하자 이에 반발해 8월15일을 전후로 예정돼 있던 화상상봉을 취소하는 등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고 이후 남북 당국 간 대화는 사실상 완전히 끊겼다.

적십자 간 대화도 대북 수해지원을 위한 접촉만 성사됐을 뿐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준 당국 성격이 짙은 적십자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재개된다면 악화일로이던 남북관계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북한의 적십자회담 재개 제안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치않다.

김 상임위원장은 실제 민노당 방북단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남한 정부가 쌀.비료 지원을 유보한 데 대해 여전히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대북 지원의 재개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행사 중단 방침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하는 대목이다.

방북단에 포함됐던 민노당 관계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적십자회담을 여는데 대한 전제 조건으로 대북지원 재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쌀.비료 지원이 재개돼야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북측이 적십자회담 재개를 제안한 것도 따지고 보면 남측이 쌀과 비료의 지원 재개를 조속히 결정해달라는 재촉의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따라서 남한 정부가 쌀.비료 지원 재개를 결정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적십자회담이 열린다 해도 특별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해 쌀과 비료 지원을 재개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쌀과 비료의 지원 재개는 훨씬 큰 틀에서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며 “앞서 밝혔듯 6자회담의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이 적십자회담을 제안했다는 민노당 방북단의 전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민노당 측으로부터 구체적 내용을 듣지 못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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