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저항의식 발생 우려?…“‘임꺽정 주제가’ 강제수거 나서”

최근 북한 당국이 ‘금지 가요’를 지정해 관련 음악이 들어있는 테이프와 알판(CD)을 폐기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제 안정화를 꾀하려는 김정은이 주민들이 노래를 통해 체제에 대한 비판이나 저항 의식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출처 없는 노래’와 ‘금지 가요’ 항목을 선정해 회람 식으로 집집마다 돌리고 있다”면서 “금지곡들 중에는 조선(북한)예술영화 ‘임꺽정’의 주제가인 ‘나서라 의형제여’ ‘사무친 원한을 풀리라’와  텔레비전 영화 ‘한라의 메아리’에서의 ‘눈물 없는 나라’가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구역당 선전부는 인민반장들을 통해 주민 가정들에서 듣고 있는 카세트 (테이프)와 알판을 빠짐없이 거둬들여 검열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 ‘금지 가요’가 한 곡이라도 포함되어 있기만 하면 이를 돌려주지 않고 통째로 소각해 버린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이 지정한 ‘금지 가요’ 중에는 북한 주민 다수가 좋아하는 대중가요까지 포함돼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우리나라(북한) 영화에서 나오는 노랜데 왜 못 부르냐. 그게 반동영화냐’라며 항의해 선전일꾼들을 난처하게 만든다”면서 “최근에는 인민반장과 주민 간에 싸움이 붙는가 하면 분을 삭이지 못한 일부 드센 아줌마들은 구역 당 선전부에 찾아가 ‘주인도 모르게 소각했다’고 난동까지 부린다”고 전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의 조치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무슨 이유로 이런 수거작업을 벌이는지를 파악한 주민들이 당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현 시대를 양반 놈이 살판 치던 ‘옛날 임꺽정 시대와 똑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면서 “임꺽정 주제가가 주민들이 최고지도자(김정은)와 고위층을 반대하는 선동가요가 될까봐 겁이 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갑자기 ‘금지가요’를 지정해서 검열소동을 벌여 노래에 관심 없던 주민들까지 오히려 호기심을 가지게 됐다”면서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지도자를 노래가사에 나온 ‘악한무리’로 지목한 꼴이 됐다’며 비아냥거린다”고 최근 분위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어렵고 힘들 때마다 텔레비전 영화 ‘한라의 메아리’ 주제가를 부르며 마음 달래곤 했었다”면서 “이 가사 중에 ‘새 동네’, ‘눈물 없는 나라’ 등은 한국을 의미하고, 당국은 이 노래가 ‘탈북자 희망가요’로 확산되는 것이 두려워 가요 회수 소동을 벌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하지만 주민들은 ‘이미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이 노래 가사는 영영 지울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주민들 사이에는 아직도 (당국의) 눈치를 보며 어렵게 사는 처지를 놓고 ‘지금 생각하면 탈북자는 정말 깬 사람들’이란 말을 자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2010년대 초 ‘임꺽정’ 주제가 ‘나서라 의형제여’가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금지 가요로 지정하기도 했지만, 강제 수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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