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주민 인기 높아 罪目 상세히 밝혀”

북한이 장성택 실각 원인으로 ‘수령외면 배신행위’ ‘당 결정 불복하는 반혁명적 행위’라고 밝혀 김정은이 자신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에 장성택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인자’를 정치적으로 제거하고 유일제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장성택은 앞에서는 당과 수령을 받는 척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동상이몽·양봉음위(陽奉陰違)하는 종파적 행위를 일삼았다”면서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을 천세만세 높이 받들어 모시기 위한 사업을 외면하고 각방으로 방해하는 배신행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통신은 ‘배신’이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도 인민군 최고사령관(김정은) 명령에 불복하는 반혁명적 행위를 감행했다면서 장성택이 ‘아첨분자들’을 모아 분파를 만들었다고 주장해 김정은 체제에 위해하는 세력을 가만 두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통신은 또 장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 ‘나라의 귀중한 자원을 헐값으로 팔아버리는 행위’ 등 권력을 이용해 사사로이 이권을 챙겼다고 주장하면서도 ‘여성들과 부당한 관계’ ‘마약’ ‘도박’ 등 부정부패와 문란한 사생활도 검고 넘어졌다.


전문가와 탈북자들은 ‘유일적 영도체계’를 구축하려는 김정은이 다소 ‘원색적인’ 장성택의 혐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북한 주민들과 당·군·정 간부들을 대상으로 장의 해임에 대한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특히 ‘장 관련 인물’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에 앞서 관련자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이번에 밝힌 혐의들을 중심으로 관련자들을 조사·숙청하는 ‘공포정치’를 이어나갈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에 “북한 당국이 리영호에 대해 ‘모든 직무에서 전격 해임’이라고만 하고 구체적인 죄명을 밝히지 않았는데, 장에 대해 상세하게 밝힌 이유는 그만큼 주민들에게 장이 주는 이미지가 크고 세력이 확장돼 있다는 이야기”라면서 “군에만 기반을 두고 있는 리영호와는 달리 여러 지역에서 뿌리가 깊은 장을 도덕적으로 완전히 매장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솔직히 간부 비리 문제는 주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인데 죄가 커야 실각 명분이 서기 때문에 죄명을 다 갖다 붙여 놓은 것”이라면서 “유일적 영도 체계에 대한 부분이 눈에 띄는 데 경제개발구 등 개혁개방에서 김정은과는 다른 발언 등으로 촉발적인 사건이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한 고위 탈북자도 “김정은이 개성공단 폐쇄를 강행하고, 경제개혁 조치인 6·28방침과 13개 경제개발구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에 장의 불만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10대 원칙’ 개정을 통해 유일체계를 확립하려는 김정은이 이런 세력들을 ‘종파분자’라는 딱지를 씌워 처형하고 정치적으로 다시는 일어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은 이날 통신에 이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장의 숙청 사실을 전했다. 당국이 외부에 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장의 실각을 공식화함으로써 내부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