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급회담’ 날짜 확정 미루는 이유는?

20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제3차 실무대표회담에서 북측이 장성급회담의 구체적인 날짜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남과 북은 조속한 시일 내에 백두산에서 장성급회담을 개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북측이 삼지연 일대 도로공사 관계 등을 고려하여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여 회담 일정을 확정 하지 못했다.

지난 6월 제15차 장관급회담에서 남북은 장성급 회담을 백두산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사전 실무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북측은 다음달 12일 제4차 실무회담에서 날짜 문제를 추가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실무대표 회담 남측 대표 문성묵 대령은 “북측에서 도로포장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사기간을 추정하기 어려워 확답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면서 “다음달 12일에는 반드시 날짜를 확정 짓도록 노력하자는 데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北, 도로공사 이유로 회담 날짜 확정 못해

한국관광공사와 현대아산이 추진했던 23일 백두산 현지답사 출발도 북측이 구체적인 회신을 해오지 않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23일 답사 출발은 어렵게 됐다”면서 “삼지연공항 등 백두산지역 보수공사 관계로 8월20일 이후에나 답사가 진행될 것”으로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또한 제3차 장성급 군사회담에 이어 제16차 장관급회담을 9월 13일부터 16일까지 백두산에서 열기로 해 남북회담을 위한 백두산 방문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 그러나 도로 및 운송 시설 공사 문제가 앞길을 막고 있는 셈이다.

북측이 12일 판문점 북측지역 판문각에서 열리는 실무회담에서도 장성급회담 날짜를 확정하지 않을 경우 남북 대화는 새로운 장애물을 만날 수도 있다. 백두산 회담은 장관급회담의 결과라는 상징성이 커서 쉽게 장소 변경을 논의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북한의 태도가 삼지연 공항 및 도로 공사를 위해 남한의 조기 지원을 얻기 위한 반응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북한은 그동안 몇 차례 백두산 일대 삼지연 공항과 도로 공사에 필요한 재원과 자재를 요청해왔다. 지난해 7월 북한은 삼지연 공항 활주로와 관제시설의 개∙보수 비용 3백 80만 달러를 제공하면 시범 관광권을 주겠다고 제의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북한 <조선직업총동맹>이 요청한 백두산 관광도로 보수용 아스팔트 재료 2천t을 정부 지원을 받아 보내기도 했다.

통일부는 “민간차원에서 일부 도로 공사 자재를 지원한 사실이 있지만, 여전히 백두산 인근 도로 및 운송 시설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조기에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따라서 향후 북한이 백두산에서 개최되는 남북회담과 시범관광을 이유로 남측에 삼지연공항 및 이 일대 도로 공사에 필요한 재원지원을 조기에 요구해올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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