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급회담서 고도의 `언론플레이’

제3차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북측이 고도의 ‘언론플레이’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측의 ‘대남 언론플레이’는 회담 첫날인 2일 북측이 이례적으로 자기측 기본발언을 북측 언론에 공개하면서 감지된데 이어 마지막 날인 3일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3일 오전 우리측 회담 대표단을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으로 안내하던 북측 김상남 대좌는 남측 취재진을 대표단 공동오찬에 초대하겠다며 대표단과 자리를 함께 할 것을 우리측에 제의했다.

그러나 우리측은 기자들과 함께 있을 경우 남북 대표가 ‘은밀한 대화’를 할 수 없는데다 북측이 ‘언론플레이’를 할 수 있음을 우려해 따로 하자고 제의해 관철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취재진은 북측의 오찬 초대를 ‘단순 호의’로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오전 회담 직전 환담에서 북측 단장인 김영철 중장이 “기자단을 포함해 남측 대표단에게 식사대접을 하려 한다”면서 “성의를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측의 의도는 오찬 직후 고스란히 드러났다.

두 시간 가량의 오찬 직후에도 ‘서해상 경계선 재설정’ 논의여부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회담이 사실상 결렬되자 김영철 중장이 갑자기 남측취재단 앞에 나타나 ‘기습 기자회견’을 하려 했던 것.

우리측의 강력한 항의로 저지되기는 했지만 이후 남북 당국자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안내를 맡았던 북측의 김 대좌는 “차후 국가간 문제에 책임지라”고 쏘아붙였고 우리측 문상균 중령이 “회담 막바지에 왜 이러느냐”며 맞받아쳤다.

일부 북측 회담 관계자들은 비꼬는 듯한 말투로 “남측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느냐”며 회담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며 취재진을 상대로 입장을 밝히려 재차 시도했다.

당황한 우리 대표단의 요청으로 남측 취재진은 통일각 밖에서 대기했으나 북측은 취재진을 다시 불러들여 불만을 표출하는 ‘집요함’을 보였다.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자 김 단장은 한 수석대표와 헤어지기 직전에 “회담이 잘 안됐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다른 한 북측 회담 관계자는 남측 취재진에게 “이렇게 힘있는 권한을 갖지 못한 사람이 다음에 또 나올 것인가”라며 불평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우리측 회담 관계자는 남북이 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공동회견도 갖지 않기로 사전 합의했지만 북측이 이를 무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측은 2일에도 이례적으로 자기측 기본발언을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회담장에서 취할 수 있는 자신들의 입지를 좁혔다.

북측은 과거에도 간혹 회담 중임에도 자기측 기본발언을 북측 언론에 공개하는 ‘관행’을 보여왔으며 그때마다 회담은 난항을 겪거나 아무런 결론없이 끝나곤 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