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마당 금지…”엄마들 뿔났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장마당’ 운영을 제한하면서 이 곳에 물건을 내다팔아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온 여성 가장들의 “분노”와 “저항”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1990년대 대규모 식량난 이후 주민들의 굶주림과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개인간 거래가 이뤄지는 장마당 운영을 일부 허용해왔다.

김 위원장이 장마당에서 벌어지는 “자유로운 기업형” 매매 행위를 제한하기로 하고 여성 상인들을 국영 공장으로 돌려보내도록 지시한 것은 지난해 말.

이러한 조치는 장마당에 옷가지 등을 내다 팔아 남편 대신 식구들을 부양해온 북한 여성들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여성 상인과 단속원들이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의 아시아프레스가 출판하는 북한 내부 소식지 ‘림진강’의 지로 이시마루 발행인은 “장마당에 나오는 여성들이 북한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남편들은 적은 임금을 주는 국영 기업소에 묶여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장마당 금지 조치는 최근 곡물 가격 급등과 지난해 여름철 폭우 피해로 극심해진 북한의 식량난을 한층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 민간 단체인 ‘구출하자 북조선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의 대표 이영화 간사이(關西)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고위급 인사들은 당국의 지침을 그대로 따라가는 반면, 하위층 주민들은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 지침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금지 조치 이후 단속원의 부인들이 오히려 장마당을 돌아다니며 “사고싶은 물건이 있으면 우리집으로 보러 오라”고 적힌 전단지를 몰래 나눠주고 있다는 것.

‘림진강’의 이시마루 발행인도 “나이가 많은 여성에게만 장마당 장사가 허용되면서 할머니를 데리고 장마당에 나와 물건을 파는 젊은 여성들도 적지 않다”면서 “단속원이 나타나면 이들 젊은 여성은 금세 물건을 사러 나온 손님인 척 한다”고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