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마기간 ‘물폭탄’…평강 632㎜

최근 9일 동안 북한 서해안과 남부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최고 6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9일부터 18일까지 북한의 27개 관측지점 가운데 자강도 중강을 제외한 26개 지점의 강수량이 22년(1973~1994년) 간의 평년값을 일제히 웃돌았다.

이 기간에 최다 강수량을 기록한 지역은 강원도 평강 지역으로 632.1㎜가 내려 평년치(85.5㎜)보다 7배 이상 많았다.

일별로는 9일 124㎜, 12일 178㎜, 14일 231㎜, 18일 96㎜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평양에는 399㎜를 기록해 평년(60.5㎜)보다 6배를 넘었는데, 14일 95㎜에 이어 18일엔 233㎜의 폭우가 쏟아졌다. 그러나 평양의 이 같은 하루 강수량은 역대 최고 수준은 아니다.

2007년 7월19일 평양에 466mm의 비가 내렸으며 같은해 8월에는 계속된 호우로 평양 시내 곳곳이 물에 잠기는 등 북한 전역에 큰 피해가 나기도 했다.
이밖에 황해북도 신계 395㎜(66.1㎜), 강원도 원산 377.3㎜(평년 82.5㎜), 평안남도 남포 365㎜(평년 46.2㎜), 개성 358.5㎜(평년 85.5㎜), 평안남도 양덕 332㎜(49.9㎜), 황해남도 용연 290㎜(57㎜) 등의 강수량을 보였다.

북한 서해안과 남부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진 날은 9일과 12일, 14일, 18일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중국에서 다가온 저기압이 동반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200mm가 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린 시점과 일치한다.

특히 부산에 16일 하룻동안 266.5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로 주민 1명이 파묻혀 숨지고 148곳의 도로와 116가구의 주택, 59곳의 상가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던 점을 고려하면 14일 233mm의 폭우가 쏟아진 평양에도 상당한 피해가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동반한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평양 부근을 오가며 많은 비를 뿌렸다. 북한 지역의 장마는 우리나라보다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장맛비가 더 내릴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조선중앙통신 등 언론매체들은 18일에 이어 19일에도 짧은 시간에 많은 비를 뿌린 집중호우 상황을 전하면서, 평양에는 17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후 3시 사이에 234㎜의 비가 내렸으며, 특히 삼석 구역에는 302㎜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또 평양 외에도 함경남도 요덕 287㎜, 평안남도 맹산 231㎜, 신양 202㎜ 등 45개의 군과 구역에서 101∼302㎜의 폭우가 내렸으며 평안남ㆍ북도와 자강도, 함경남도,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도 많은 비가 내렸다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

기상청은 북한 지역 강수량 자료를 세계기상통신망(GTS) 베이징 센터를 통해 하루 정도 늦게 넘겨받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