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김정일이 양강도 현지지도 사업에서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혜산시에 위치한 ‘95호’ 군수공장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지난 2월 중앙당 군사위원회 명의로 ‘5월까지 95호 공장 이전을 무조건 끝내라’는 최종 지시문이 떨어졌다”며 “현재 95호 공장 설비들을 해체하고 포장하는 작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95호 공장은 장군님(김정일)의 전용역인 ‘왕덕역’과 약 8백미터 거리에 있는데, 지난 2004년 용천역 폭발 사고 이후 장군님이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다”며 공장 이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장군님이 해마다 한 번씩은 양강도에 오시는데, 만에 하나 용천역 사고 처럼 95공장에서 화학물질이 폭발할 것을 우려해 1호열차(김정일 전용열차)를 이용하지 않고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며 김정일이 혜산에 대한 현지지도에 나설 경우 ‘청진→대홍단→삼지연→혜산’을 잇는 도로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95호 공장 이전하는 문제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해 날짜를 질질 끌었다”면서 “그 때문에 중앙당 군사위원회에서 ‘준비가 미흡하더라도 빨리 이전하라’는 독촉이 내려왔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 초부터 평안북도 구성시 백운리 일대를 95호 공장 이전 부지로 선정하고 일부 시설에 대한 해체작업을 시작한 바 있으나, 공장 소속 노동자들이 거주할 주택 건설이 늦어지면서 아직까지 이전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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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양강도 혜산시 검산동에 위치하고 있는 95호 공장은 외형상 ‘삼지연 정밀기계공장’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주로 자동소총을 비롯한 각종 탄알류를 전문 생산하는 제2경제(군수경제)산하 군수공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95호 공장은 유사시 미사일 공격이나 항공기를 이용한 폭격에 대비해 좁은 골짜기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상에는 철판 절단, 압연 열처리 설비가 갖추어져 있으나 지하 갱도에는 각종 탄약류 생산 설비가 갖추어져 있다.
95호 공장은 김일성의 교시에 의해 월 600만 발 이상의 탄알 생산능력을 갖추었으나 최근 전력사정 악화로 월 200만 발 정도가 생산되고 있으며 일부는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소식통은 중앙당 군사위원회의 ‘5월까지 이전 마무리’ 지침에 대해 공장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95호 공장은 골짜기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 세대의 아내들이 장사에 나서기 불리해 대부분 뙈기밭 농사로 생활을 연명하고 있다”며 “5월에 공장을 이전하게 되면 뙈기밭 농사를 시작할 수도 없고, 평북 구성에 가서도 농사를 시작할 적기를 놓치게 돼 이에 따른 노동자들의 불만이 크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