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김정일 제수용품”

우리의 나로호 발사가 예정된 11월 하순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자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평화적 우주개발 논리를 국제사회에 강변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을 주로 내놨다. 한국은 위성 발사를 인정하면서 왜 북한은 안되느냐는 일종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명분 획득용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나로호 발사 연기에도 불구하고 1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예고하자 정부는 내부 정치용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2일 “군심(軍心)과 민심(民心)을 달래고, 내부결속을 꾀하는 데 큰 행사가 필요하다”면서 “(미사일 발사 담화문) 첫 문장이 김정일 유훈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것으로 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이달 10∼22일 사이로 예고한 데 대해서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인 이달 17일을 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 6일”이라며 “제수용품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12월로 계획한 것은 다목적 카드로 보인다. 자신의 리더십을 선대(先代)의 업적에서 찾고 있는 김정은 입장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만큼 유훈 관철 의지를 과시할 만한 것이 없다. 취임 1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인민생활 개선은 구호에 그치고 군부 숙청으로 정치적 소용돌이가 격심한 마당에 내부의 시선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수단이 절실하다.


지난 4월 미사일 발사 실패로 국제사회에 망신을 당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전략로켓트군에 빠른 보완을 지시, 올해 안에 그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도 감지된다. 여기에 미국과 한국의 대선, 일본의 총선에 맞춰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남한 대선에 미칠 영향은 정교하게 계산하지 않았거나 무시했을 공산이 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국 대선을 더욱 혼돈으로 몰고 있다며 “여성으로 군 복무 경험이 없는 박 후보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한국의 보수적 지지층을 결집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대선과는 무관한 행동”이라며 “자체 내부의 치밀한 정치적 계산에 따른 행동으로 김정은의 취약한 지도력을 보완하는 목적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유엔 안보리가 자동으로 소집돼 제재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지난 4월 채택한 안보리 의장 성명에는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이 있을 경우 안보리 자동 소집 조항을 담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한 우리 정부의 외교력도 관심이다.


고위 당국자는 “본질적으로 (이전과) 차원이 다른 제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금융분야나 해운분야도 있다. 지난 4월에는 제재 대상 기업만 늘렸는데 그런 식으로 북한의 도발을 막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수요일부터 미국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책 수립 마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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