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미사일 발사 김정일 사망 1주년에?

북한이 실용위성 발사로 위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이달 10일에서 22일 사이에 진행하겠다고 1일 예고했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높이 받들어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쏘아올리게 된다”며 “오는 10일부터 22일 사이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남쪽으로 발사하겠다”고 말했다.


담화는 “4월 발사 이후 정밀도를 개선해 위성발사 준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4월 은하 3호로 명명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수분 만에 서해 앞바닥에 추락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가능 기간을 약 2주 사이로 예고한 만큼 구체적인 발사 시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나로호 연내 발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이상 대내외에 발사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날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평양의 미사일 발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발사장에서 발견된 여러 징후를 볼 때 로켓 발사가 이르면 이달 7∼10일쯤 실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는 “현재 로켓의 1단과 2단을 실어나르는 트레일러가 발사장소인 동창리 기지 곳곳에 주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로켓이 발사대로 옮겨지기 전 마지막 점검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명분으로 김정일의 유훈 계승을 내세웠기 때문에 발사시점이 그의 사망 1년이 되는 17일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발사를 통해 주민들에게 김정일의 업적을 강조하고 대를 이어 충성하자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한국 대선을 이틀 앞두고 있어 대외적 시선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발표하면서 평화적 우주개발 권리를 재차 강조했다.


담화는 “우리는 지난 4월에 있은 위성발사과정을 통해 우리의 평화적인 과학기술위성발사의 투명성을 최대로 보장하고 우주과학연구와 위성발사분야에서 국제적 신뢰를 증진시켰으며 이번에 진행하는 위성발사와 관련해서도 해당한 국제적 규정과 관례들을 원만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담화는 또 “이번 위성발사는 강성국가 건설을 다그치고 있는 우리 인민을 힘있게 고무하게 될 것이며 우리 공화국의 평화적 우주이용기술을 새로운 단계에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로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평화적 우주 개발 과정으로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이라는 의혹에 대한 해명 노력 없는 북한의 주장은 궤변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제위원회의 호세 필리페 모라에스 카브랄 의장은 지난달 “미사일 발사 강행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모든 이사국이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한국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외도발을 강행할 경우 이번 대선에서 안보를 상대적으로 강조해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평화 이슈가 제기되면서 6월 지방선거에서 현 야당(민주통합당)이 승리한 경험이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