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작가도 ‘창작소재의 빈곤’ 고민

“작가마다 자기가 심혼을 바쳐 가꾸고 수확을 거둘 수 있는 비옥한 창작 텃밭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24일 입수된 북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 문학신문 최근호(11.10)에서 북한의 한 작가가 연단’이라는 코너에 쓴 글은 문인들이라면 체제를 불문하고 누구나 경험하는 창작 소재의 빈곤이라는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작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명진씨는 ’연단’에서 작가가 창작의 소재를 얻게 되는 “텃밭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처럼 학교를 거쳐 군사복무를 하고 사무원을 하다가 고스란히 작가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절실한 것”이라면서 “이런 작가들은 항상 생활 체험의 빈곤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량이 어린 데다 생활까지 빈곤하게 되면 아무리 작품을 주물러도 거기에 생명력을 부어 넣을 수 없다”며 자신도 “작가 생활을 시작한 초기에 무엇인가 번쩍하는 것을 내놓자는 생각을 가지고 분주히 다녔다. 그러나 욕망이 큰 데 비해 결실이 별로 없었다”고 밝혔다.

그가 창작 소재가 되는 생활 체험의 빈곤을 극복한 방법은 “아무리 퍼내도, 거둬들여도 마를 줄 모르는 밭”인 임산(林産)부문에 발을 붙인 것.

자강도의 산판에서 벌목공들과 합숙하면서 “벌목공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그들의 애로와 고충은 무엇인지 알게 됐으며 자연과 투쟁에서 형성된 성격적 특질을 이해하게” 된 결과 임업 노동자의 생활을 그린 중편소설을 쓰고 장편소설도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그는 밝혔다.

그는 창작을 위한 텃밭으로 산판에 이어 자강도 희천시의 기계공장에서 일하게 됐다면서 “임산이라는 밭에서는 푸른 옷을 떨쳐입은 숲과 그윽한 숲 향기, 산촌의 이채로운 정서를 느꼈다면 기계 밭에서는 뜨거운 쇳물과 중공업의 거창한 창조의 숨결을 받아 안았다…임산이라는 밭에 못지 않은 기름지고 풍성한 밭이었다”고 말했다.

작가에게 이런 ’밭’은 많을수록 좋다고 김씨는 말하고 “토질이 다르고 기후 풍토가 차이 나는 여러 가지 밭에서 벼, 강냉이, 콩, 팥 등 다양한 곡식을 거둬들인다면 독자들의 식탁이 얼마나 풍성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생산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문학통신원’의 양성에 힘을 기울이면서 이들의 창작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김씨는 “작가가 작품에 그려야 할 생활은 무한히 넓고 다양”한데, “밭을 많이 가지는 것도 좋지만 하나의 밭이라도 알심있게(야무지게) 가꿔 무겁고 실한 곡식을 거둬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평의 땅이라도 알뜰히 가꾸는 집약농법으로 더 많은 소출을 얻는 것이야말로 진짜 잘하는 농사가 아니겠는가”라고 심층 체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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