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체 법규따라도 유씨 벌금.추방조치 해야”

북한은 자신들의 최고입법기구가 스스로 제정한 `개성공업지구 출입.체류.거주 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더라도 현재 억류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추방해야 한다고 한명섭 법무법인 렉스 변호사가 29일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이날 북한법연구회(회장 장명봉)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가 ‘2009 남북교류협력과 신변보호: 그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국가인권위에서 공동주최한 심포지엄에서 그동안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 시행세칙의 존재와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 시행세칙이 북한이 남측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제정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도 북측에 이 세칙을 적용, 유씨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추방할 것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관련 환경, 소방 분야 세칙 등 다른 세칙들은 개성공단의 북측 관리 기관인 중앙개발특구지도총국이 남측과 협상을 거쳐 제정했지만 `개성공업지구 출입.체류.거주 규정 시행세칙’은 북한이 중요한 세칙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지난 2007년 12월26일 일방적으로 제정,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이라고 한 변호사는 설명했다.

이 시행세칙은 간첩죄에 대해선 미화 1천달러, 테러에 대해선 2천달러의 벌금을 매기도록 규정하고 있어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에서 가장 중한 위반행위의 경우에도 최고 2천달러의 벌금 부과와 추방 조치를 취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한 변호사는 부연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북측에 이 시행세칙을 유씨 문제에 적용할 것을 주장할 경우 북한이 우리 정부와 협의없이 제정한 세칙을 인정하게 돼 다른 사안들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북측의 입장이 관철될 우려가 있지만, 이 시행세칙은 남측의 인정 여부를 떠나 사실상 북측이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개성공업지구법의 하위규정으로 2006년 10월31일 역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의 결정 제78호로 벌금규정을 채택했고, 그 하위세칙으로 2007년 `개성공업지구 출입.체류.거주 규정 시행세칙’을 제정했다고 한 변호사는 덧붙였다.

그는 “유씨에 대해 이 시행세칙을 적용하는 게 남북간 출입체류합의서에 의한 정당한 처리임을 북한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럼에도 북한이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씨를 계속 억류하는 것은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의 해결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유씨를 인질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이 시행세칙을 적용하지 않으면 북한 스스로 자신들의 최고입법기구가 정한 규정을 부정하는 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유씨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미국 여기자 2명 사건에 대해선 북한 내부의 일반 형사법을 적용했으면서도 유씨 사건에 대해선 출입체류합의서에 의해 처리하겠다는 것은 북한도 남북관계의 전면중단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른 발제자인 고성호 통일교육원 교수는 “개성공업지구가 가동된 2004년말이후 2008년 7월말 현재까지 개성공단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는 모두 40건으로,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다”며 관련 법규의 정비를 통한 제도적 보완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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