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연보호, 김정일 사냥놀이부터 막아라

5월 12일자 <노동신문>은 ‘군중적으로 전개되는 유용동물보호사업’이라는 제목 하에 북한의 각지에서 3월~7월 유용동물보호월간사업이 군중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각지 중학교와 소학교 학생들도 열렬한 조국애, 향토애를 지니고 자기가 사는 마을주변, 산기슭과 공원, 유원지 등 곳곳에 새둥지를 많이 만들어 걸어주는 것을 비롯하여 유용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좋은 일을 찾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용동물은 노루 사슴 멧돼지 등 산에 사는 야생동물로, 먹거리도 되는 짐승들을 말한다.

보나마나 수많은 주민들이 이 보도를 읽으며 웃음을 자아냈을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김정일이 북한의 여러 각지에 사냥터를 만들어 놓고 ‘유용동물’들을 마구 죽여 버리기 때문이다. 김정일이 북한의 각 지역 별장들과 초대소들에 사냥터를 만들어 놓고 산짐승 사냥을 줄긴다는 것은 알만한 북한주민들은 다 알고 있다.

산 채로 잡아 김정일 사냥터에 풀어

김정일은 매년 자신의 생일(2월 16일)이나 김일성 생일(4월 15일)이 되면 보안성이나 보위부 관계자들을 동원하여 멧돼지, 노루를 비롯한 산짐승을 산 채로 잡아 선물할 것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보자. 필자는 1990년 초 함경북도당에서 3대혁명 소조원으로 3년을 지냈다. 당시 함경북도 주민들은 김일성, 김정일이 함경북도를 현지지도(함경북도 시찰)를 할 때마다 선물을 마련해서 바쳐야 했다. 그 선물은 주로 기장쌀과 멧돼지를 비롯한 산짐승이었다.

산짐승은 도 안전국(도 보안국) 성원들의 지휘하에 주민들이 산 속을 누비며 산채로 잡는 것이 원칙이다. 산짐승을 산채로 잡아야 하는 이유는 김정일이 사냥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사냥터에 풀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일 전용 사냥터 전국에 산재

그 뿐 아니다. 인민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갈 때도 원산 초대소 등 명승지들을 돌아다니며 물오리 사냥을 줄겼다는 것은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도 밝힌 바 있다.

‘조선자연보호련맹 중앙위원회’에서는 북한에서 군중 속에서 유용동물 보호사업을 벌여 나가기 위해서는 김정일부터 유용동물 보호사업이 가지는 의의와 중요성부터 알기 쉽게 해설해주는 등 ‘교양’을 해야 한다. 또 각 지역의 별장, 초대소들에 건설된 사냥터를 모두 없애 버려야 한다.

나라의 ‘지도자’가 심심풀이로 유용동물을 마구 사냥하면서 주민들에게 유용동물을 보호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도 않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제멋대로 하는데, 아무리 유용동물을 보호하자고 해도 북한 주민들이 따라가겠는가. 게다가 주민들은 모두 김정일이 사냥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말이다.

<노동신문>은 조선자연보호 중앙위의 발표를 의미있게 하려면 전국의 김정일의 사냥터를 없애라는 문제부터 제기해야 할 것이다.

이주일 논설위원(평남 출신, 2000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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