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식, 南 부모 상봉시대 막내려

‘남쪽의 부모는 더 이상 북으로 간 자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6.25한국전쟁 당시에 북한으로 간 자식들은 뒤늦게나마 남한에 살아 있는 부모를 찾고 있지만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오는 27∼29일 열리는 제 5차 화상상봉 대상자로 북한에 살면서 남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신청한 60가족 중 북측 자식이 남측 부모를 만나는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북측에 있는 부모가 남측에 있는 자식을 만나는 경우는 두 가족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 가족은 북측에서 찾고 있는 남측의 형제 47가족, 조카 5가족, 사촌 4가족, 확인 불가 2가족 등으로 파악됐다.

1950년 전쟁 발발 직후 젖먹이를 두고 북으로 간 부모는 겨우 남쪽에 살아 있는 자식을 만날 수 있게 됐지만 15세 안팎의 어린 나이에 의용군 등으로 북으로 끌려간 자식은 이미 70세를 훌쩍 넘겨 남쪽 부모를 찾아나섰지만 부모는 더 이상 자식을 기다리지 못한 셈이다.

화상상봉 첫날 북측 형을 만나는 이 모(57)씨는 “전쟁 직후 휴교했던 학교에 두어 달 만에 등교한다고 갔던 형이 사라진 뒤 50여 년간 전혀 소식을 모르고 지내다가 작년에야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형을 그리며 애태우던 아버님은 1989년에, 어머니는 2005년에 형 생사도 모른 채 세상을 뜨셨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는 1년만 더 사셨어도 형이 살아있다는 소식이라도 듣고 눈을 감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탄식했다.

이에 반해 남측의 상봉신청자 중 부모가 북측의 자식을 만나는 경우는 60가족 가운데 절반 가량에 이르며, 나머지는 아내나 손자.조카 등을 만나게 된다.

전쟁 통에 북에서 피난 나서며 젖먹이와 생이별했거나 미처 남쪽으로 넘어오기 전에 ‘손을 놓친’ 90대 고령의 부모들은 가까스로 북측에 있는 60∼70대 자식의 얼굴을 보게 됐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가족 이산의 주원인인 6.25전쟁 이후 반세기가 지나며 2000년부터 시작된 이산가족 상봉 초기에 비해 부모와 자식간의 만남은 현격히 줄고 있다”면서 “북한으로 간 자식들의 남쪽 부모 상봉은 이제 거의 불가능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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