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본주의 風’ 행정처벌 강화

북한이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다양하게 발생하는 암거래, 뇌물수수, 매음 등 ’자본주의 풍’ 범죄에 대해 행정처벌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국내 한 북한연구기관을 통해 연합뉴스가 입수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행정처벌법’ 전문에 따르면 북한은 2004년 7월 형벌을 적용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 다양한 위법행위를 해당기관이 행정 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을 제정했다.

이 행정처벌법은 북한이 2004년 8월 최초로 발간한 대중용 법전과 지난해 3월 증보판 법전에도 수록되지 않은 것으로, 남한에는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북한은 법조문 제 1조에서 “행정처벌의 적용에서 제도와 질서를 엄격히 세워 위법현상을 막고 사회주의 준법 기풍을 확립하는 데 이바지한다”고 이 법의 제정 목적을 밝혔다.

이 법은 처벌대상을 ▲경제관리질서를 어긴 행위(29∼94조) ▲문화질서를 어긴 행위(95∼113조) ▲일반 행정질서를 어긴 행위(114∼140조) ▲공동생활질서를 어긴 행위(141∼174조) 등으로 나눠 모두 146종의 범죄를 명시했다.

경제관련 범죄에는 불법 상행위와 경제계획 수행 미달행위 등을 비롯해 설비.원료.자재 불법처분 행위, 국가나 사회협동단체 재산 횡령행위, 장기 무직 건달행위 등이 들어있다.

또 금품을 받고 가정교사를 하는 행위나 음란 사진.도서 유포행위, 아편.마약 제조 행위 등을 문화질서를 어긴 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뇌물을 주고받는 행위, 권력남용 행위 등을 행정질서를 어긴 행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공동 생활질서를 어긴 행위에는 암거래.고리대 행위나 매음행위, 부당한 이혼.파혼,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벗어난 옷차림 등이 들어있어 북한 사회에서 최근 빈발하고 있는 각종 범죄 유형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법조문은 이어 16세 이상자가 이 같은 위법행위를 했을 경우 내각, 검찰, 인민보안기관 등이나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 등이 위법행위의 경중에 따라 무보수 노동, 노동교양, 해임, 경고, 벌금, 변상, 몰수, 자격정지 등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북한은 이를 통해 그동안 각 지역별로 구성돼 있는 사회기강 단속조직인 사회주의 법무생활지도위원회 중심의 ’지도.감독’을 ’행정처벌’로 한층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은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행정처벌법 제정은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자본주의적 요소 도입에 따른 다양한 범죄발생에 대한 대응을 제도화 한 것”이라며 “북한 사회가 그 만큼 복잡한 구조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아울러 “이 법에 제시된 다양한 범죄 유형들이 북한의 어두운 사회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치가 아닌 법치’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공개한 대중용 법전에는 수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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