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금난에 ‘장롱달러’ 유통대책 부심

북한의 김일성종합대학 학보 최근호(2009.2호, 4월 발행)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언급하며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유휴화폐 자금을 최대한 동원”할 것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은행의 역할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28일 입수된 이 학보는 ‘은행의 역할을 높여 나가는 것은 사회주의 경리를 바로 운영하도록 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요구’라는 제목의 글에서 “은행의 역할을 높여 자금융통 사업을 잘 하는 것은 나라의 중요한 재정 예비의 하나인 유휴화폐 자금을 최대한 동원하여 다른 나라의 원조나 차관에 의거하지 않고 자체의 힘으로 국가재정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담보”라고 말했다.

이 학보는 특히 “오늘 제국주의자들의 고립 압살 책동이 날을 따라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금융통 사업을 잘하여 내부예비를 최대한 동원하는 것은 자체의 힘으로 자금문제를 해결하여 하루빨리 경제강국을 건설”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제적인 대북 제재와 압박으로 경제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난이 더욱 심화하자 기관.기업소는 물론 개인의 장롱 속에 있는 북한돈과 달러화, 유로화 등 현금을 끄집어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정연호 연구위원은 지난 2003년 북한의 ‘장롱달러’가 6억-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었다.

북한 당국은 2003년부터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대응 등의 목적으로 외화 결제수단을 달러화에서 유로화로 바꿨기 때문에 ‘장롱유로화’도 상당한 액수일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대 학보는 특히 은행의 ‘자금융통 사업’ 강화책으로 “저금형태와 대부형태를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세분 확대”해 “신용사업을 적극 벌여” 나갈 것을 주장했다.

“은행과 기업소, 주민사이의 신용거래가 다양하게 진행되는” 현실을 감안해 저금과 대부 “형태를 현실에 맞게 다양하게 설정하여야 저금에 대한 근로자들의 관심성을 높일 수 있으며 기관, 기업소들의 모자라는 자금의 특성에 맞게 대부를 올바로 조직할 수 있다”는 것.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은행에 저축하면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이자 등의 문제로 인해 거액 보유자일수록 저축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2002년 물가와 임금의 현실화 등을 골자로 한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취한 이후 늘어나는 통화량을 조절하고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2003년 들어 10년 만기의 복권형식인 ‘인민생활공채’를 판매했으며, 2006년 초에는 발권.통화관리.예산지급.은행감독 등을 하는 중앙은행과 달리 일반인과 기업소 등을 상대로 예금.대부.결제 등 업무를 하는 상업은행을 만들어 민간금융 활성화를 시도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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